남자 경호원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모두 비밀리에 그녀를 경호했다. 조해인은 동생이 평생 시집 못 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며칠 밖에 안 나갔는데 다른 남자한테 넋을 잃고, 소녀의 마음이 이토록 일렁거릴 줄이야.조해인은 시가를 한 모금 피우고는 웃으며 물었다."어느 집 도련님이 내 여동생의 혼을 다 빼간 거야?” "그게……”로라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조연진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며 즉시 말을 가로챘다.“말하지 마! 말하면, 평생 상대하지 않을 거야.”그러자 로라가 어깨를 으쓱였다.“도련님, 내 탓이 아니네요.” 조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말 안 해도 돼. 하지만 동생아 내가 한 마디 하자면 너는 조 씨 집안의 귀한 딸이고 아버지의 보석이야. 그러니 보통 사람은 너랑 절대 어울릴 수 없어. 네가 마음에 들어도 그 사람의 신분이 부족하면 절대 너랑 함께 있을 수 없겠지.” 그렇게 말하니 조연진은 더욱 슬퍼졌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래, 나도 알아, 말하지 마. 그 사람이랑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조해인은 손을 흔들며 대꾸했다."그래, 계속 차 안에 있지 말고 들어가서 밥 먹어. 오늘 오빠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준비했어.” 그는 말하면서 걸어갔고, 로라는 조해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조연진이 좋아하는 남자가 조해인의 여자를 잡아다가 그를 궁지에 몰아넣은 수라군신 강책이라는 걸 알게 되면 조해인은 어떻게 생각할까.이 일은 매우 중요하니, 중요한 시기를 찾아 말해야 했다. 로라도 그의 뒤를 따랐다.밤 10시가 넘은 시각식사를 마친 로라는 어게인 하이테크의 회장실로 향했고, 그녀의 의부인 오영감을 만났다. "돌아왔니?” "네."오영감은 그녀에게 물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수고했다."로라는 뚜껑을 비틀어 몇 모금 들이켜고, 오영감의 맞은편에 앉았다.“별말씀을요. 최근 조연진의 경호를 하면서 조 씨 집안이 우리 어게인 하이테크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고, 추가 투자를
타각! 오영감이 손에 힘을 너무 쥔 탓에 손에 들고 있던 연필이 두 동강 나버렸다. "지금 농담을 하는 거지?” "제가 이런 일을 가지고 농담할 것 같나요?" 로라는 어깨를 으쓱했고, 오영감은 복잡한 생각에 얽혔다. 그의 원수와도 같은 강책이 경성에 올 줄은 상상도 못했고, 로라와 조연진을 구해 조연진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조해인이 이 사실을 알았나?"“아직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오래 숨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영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을 한 뒤 말했다."강책은 강남구에서 총책임자로 잘 있다가 갑자기 은퇴를 택해 모든 권력을 포기했다고 하지, 그런데 갑자기 경성에 조용히 온 건 무슨 꿍꿍이인 거지?” "로라, 잘 지켜봐라, 가능하다면 강책이 이번에 경성에 온 목적을 반드시 잘 조사해야 할 거야!""말씀 안 하셔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떠날 때 사람을 시켜서 강책을 주시하라고 했고, 그의 현재 주소와 행동은 모두 제 손안에 있습니다.” "잘했다." 오영감이 짐작하며 말했다."강책이 혹시 우리를 노리고 온 건가? 아니면 조 씨 집안?”“아닌 것 같습니다. 그가 유사와 조해인의 내연녀에게는 인정사정없으면서 저와 조연진을 돕는 건 너무 모순입니다.” "모순? 강책 그 놈은 꾀가 너무 많아, 우리가 미리 막아야 해.” 그러자 로라가 물었다."그럼 강책에게 첫맛에 본때를 보여줘야 할까요? 그에게 경성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닌 걸 알려주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모리 하이테크에 대항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강책은 반드시 상대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게다가 아직 그가 온 목적도 모르지 않느냐.” 오영감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고,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하자,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을 찾아서 강책에 대한 소문을 듣게 하지.” “좋습니다.”로라가 건의했다.“그럼 차라리 야조 사람들을 보내죠. 강
짐을 모두 한 쪽으로 제쳐두고 강책과 임지란 두 사람은 식탁 양쪽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양자리가 의자를 옮겨 앉으며 물었다. "총수님, 음식이 입에 맞으십니까?"“맛있군.” 강책이 음식을 몇 입 먹고는 그에게 물었다."내가 시킨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양자리는 황금 십이궁 중에서 가장 수사력이 뛰어났고, 그의 정보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완전하고 믿을 만했다. 이번에 강한비를 무사히 만날 수 있을지는 양자리에게 달려 있었다. 그는 작은 공책을 꺼내 보면서 대답했다."일단 공식적인 자료들이 있습니다. 강한비는 현재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모리 하이테크는 설립된 지 8년 정도 되었고 이 8년 동안 종횡무진하며 업계를 휩쓸었습니다. 뛰어난 과학기술과 뛰어난 비즈니스 지혜를 바탕으로 모리 하이테크를 경성 최고의 과학기술회사로 만들어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임지란은 눈을 껌뻑이며 놀란 듯 말했다.“수조 원? 침몽 하이테크를 만든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더 대단한 모리 하이테크를 설립할 줄이야.” 그러나 강책은 의문인 듯 물었다."문제는 두 회사의 비즈니스 노선이 거의 일치하는데 왜 침몽 하이테크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느냐는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아버지는 지난 8년 동안 경성에 있었는데 왜 돌아오지 않은 거지? 강모가 죽고,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양자리는 이어서 말을 했다."조사에 따르면 강한비는 경성에 온 첫해부터 질병에 걸렸고 그동안 몸을 사렸습니다. 꼭 나와야 할 자리 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요.”임지란은 강책을 한 번 보더니 말을 꺼냈다."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먼, 너희 부자의 행실이 똑 같은 걸 보니 친자식인 건 틀림이 없네.” 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무슨 병에 걸리신 거지?” "모르겠습니다. 강한비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강한비의 질병은 매우 특이해서 현재 그의 병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습
강책은 이 방법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어서 그들은 강책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모리 하이테크에 가서 강한비를 진찰할 것인지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지? 세 사람 모두 순간 얼어 붙었고, 문밖에서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직원입니다.”양자리는 걸어가서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그러자 직원이 대답했다."아래 로비에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강책'이라는 선생에게 이걸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양자리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직원의 손에 편지 한 통이 들려 있었다."저한테 주시면 됩니다.” "네."양자리는 편지를 받고 문을 닫은 뒤 걸음을 옮겨 강책에게로 갔다."총수님, 편지가 왔습니다.” 강책은 손을 뻗어 편지를 받았고, 편지지 위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는 어리둥절해하며 중얼거렸다."요즘에는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게다가 이건 우편번호도 없고 주소도 없는데, 분명 부쳐온 건 아니겠군.” "보아하니 경성의 누군가가 나를 노리는 것 같네.” "온 지 하루 만에 눈에 들다니, 정말 ‘친구’가 많군.” 그가 손을 뻗어 봉투를 뜯었는데, 안에는 편지지 한 장과 영패 하나가 있었다.영패에는 새까만 날짐승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강책이 편지지를 펼치자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죽음을 맞이해라!” 편지 한 통과 영패 하나에, 편지 내용은 또 이토록 횡포하다니. 방금 직원의 말투를 들어보니, 이 사람들은 이미 호텔에 도착해서 로비를 점령한 것이 분명했고,강책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경성에 온 첫날부터 원수가 찾아오다니, 강책은 웃어 보였다. "그래, 내가 내려가서 어느 원수인지 보자."양자리는 그 영패를 집어 들고 눈웃음을 지었다. "총수님,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누군지 압니다.”"응? 누구지?""이 영패는 경성의 세력인 야조의 증표입니다. 이 영패를 받은 자는
이 이름은 정말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호텔 직원의 귀에 들어가면 악몽 같은 존재가 되고, 날쌘 닭은 사람을 죽이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마였다. 야조에게 찍힌 사람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강책은 담담하게 물었다.“그래서 날쌘 닭이 왜 날 찾는 거지?” 이런 상황에도 그는 여전히 익살을 부리고 있으니 분명 날쌘 닭을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고, 현장에 이렇게 많은 야조 사람들이 있는데도 강책의 눈에는 그저 장식품일 뿐이었다. 날쌘 닭은 강책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갑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이 녀석, 성깔이 제법 세구나. 내가 조사해 봤는데, 너는 이전에 경성의 여러 병사들의 총사령관이었다고 하지. 아마 작은 관리인인 건가?” “하지만 그것들은 다 소용없다.” “너는 이미 은퇴를 했고, 이제는 한낱 서민이니 말이야. 내가 알려주는데, 네가 은퇴를 하지 않았더라도 나 날쌘 닭은 널 해치울 수 있다 이 말이야!” “경성 곳곳에 모두 큰 관리들이 있는데, 넌 고작 며칠 작은 관리직을 맡았다고 뭐라도 되는 사람처럼 구는 거지? 감히 내 밑에 있는 사람을 잡아가? 하하, 무슨 배짱으로 그런 짓을 저지른 거야?” 그러자 강책이 물었다.“그래서 어찌할 셈이지?”“어떻게 하냐고?”날쌘 닭이 강책을 바라보았다. "규율에 따라 너는 내 형제를 데려갔으니, 두목으로서 나는 반드시 그 형제들을 위해 항의해야겠지!” 그러더니 칼을 받아 땅에 내던졌다."네가 며칠 동안 관리직을 맡았으니 네 체면을 위해 목숨은 가져가지 않겠다. 그냥 네 손이랑 다리 각각 한 쪽씩이면 돼. 자, 네가 직접 할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이 말에 호텔 직원들은 모두 놀라 책상 뒤로 숨었고, 싸움을 말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게다가 경찰에 신고한 사람조차 없었다. 이런 일은 구경만 할 수 있고, 절대 연루되어서는 안 되었다, 감히 경찰에 신고하면 야조들이 상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양자리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다가와 말했다. "어이, 당신 정말 제정신이
날쌘 닭은 그의 말을 듣자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돈을 가져갈 수 없다니? 그는 강책을 비웃으며 말했다."이 자식이, 날 뭘로 보는 거야? 내가 겁을 먹을 줄 아는 건가? 말해두지만 20억은 고사하고, 200억, 2000억이라도 나는 받을 수 있다고!”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이 그렇게 말한 거니 그럼 됐어. 지금 당장 돈을 찾아주지.” 그는 양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그의 귀에 대고 몇 마디 말을 했고, 양자리는 듣자마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호텔을 떠나 돈을 찾았다.그러자 날쌘 닭이 말을 꺼냈다.“어이, 내가 일러두자면 나한테 시비를 걸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그렇게 얌전한 편은 아니니까 만일 당신들이 감히 뒤에서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난 이 자리에서 널 죽일 테다!” 강책은 손사래를 쳤다. "수작을 부릴 수가 없어, 그냥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은행에 가서 돈을 찾으라고 한 거고 금방 돌아올 거야.""허허, 그렇게 나와야지.” 날쌘 닭은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며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부하들은 강책을 꼼짝 못 하게 했고, 그들은 평소에 사람을 괴롭히는데 익숙해서 강책도 그런 보통 사람으로 취급했다.그들이 돈을 받고 강책을 살려둘지는 날쌘 닭의 심정에 달려 있다.20분 후, 돈이 도착했다. 돈은 확실히 도착했지만, 다만 도착한 방식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달랐다. 날쌘 닭은 양자리가 은행에 가서 자금 이체 같은 것을 신청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양자리가 차를 한 대 얻어 돈을 운반해 온 것이다! 20억 원어치 현금은 모두 새 돈으로 한 뭉치씩 쌓여 있었다. 20억, 그 숫자만 들어도 충분히 경악스러운데 지금 실제 돈을 보면 더 눈이 부셔왔다. 날쌘 닭이 싱글벙글 걸어왔다. "그래, 이 자식아. 네가 정말로 20억 원어치 현금을 나한테 줄 줄은 몰랐네.” "자, 형제들아, 돈을 모두 차에 실어!” 날쌘 닭은 매우 기뻐했고, 이 돈이라면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하가
“뻔뻔하게 감히 머리 꼭대기까지 오르다니, 이건 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내가 너무하다고 탓하지 마.”날쌘 닭이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선 저놈 손과 다리를 자르고 죽을 때까지 매달아 놔!”이런 괴롭힘은 매우 잔인하다. 손을 자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도 모자라 죽을 때까지 천장에 매달아 놓다니, 매우 악랄한 수단이다.강책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경성에 당신들 같은 극악무도한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강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일 앞에 있던 부하 한 명이 강책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어 강책의 손을 베어버렸다. 건달이 어떻게 수라 군신에게 상처를 낼 수 있을까?강책은 몸을 옆으로 피하면서 칼을 빼앗았다.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건달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며 건달의 손이 잘려나갔다. 그 순간 건달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책에게 달려들려고 했던 나머지 부하들은 자신도 모르게 서늘한 느낌이 들어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다들 강책을 멍하니 쳐다봤다. 눈앞의 강책은 사람이 아니라 지옥에서 온 악귀인 것 같았다!날쌘 닭도 깜짝 놀랐다. 이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은 단숨에 처리했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당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저항할수록 더욱 처참하게 당했다. “하하, 역시 사람들을 다뤄 본 사람이라 솜씨가 좋네, 그런데 당신 혼자 수십 명을 상대할 수 있겠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장기철의 말에 부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렇다, 강책이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서 수십 명을 상대할 수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가자!!!’부하들은 모두 강책을 향해 돌진했다. 양자리도 강책을 도우려고 했지만 강책이 너무 빨라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강책은 눈 깜짝할 사이에 건달들 틈으로 뛰어들어갔다. 강책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한 사람의 손과 발이 잘려나갔다. 불과 몇 초가 지나지도 않아서 십여 명의 건달들은 반신불수 상태가 되었다. 양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랫동
강책이 날쌘 닭을 향해 걸어가자 날쌘 닭은 주변 공기가 싸해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강책의 불처럼 타오르는 온기로 주변 공기도 뜨거워졌으며, 날쌘 닭 또한 강책의 뜨거운 온기에 구워진 닭이 된 듯 괴로웠다. 날쌘 닭은 죽음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날쌘 닭은 마치 욕조에서 막 나온 듯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그리고 손발을 부들부들 떨며 강책을 귀신 보듯 쳐다봤다. 날쌘 닭은 강책이 무섭고 두려웠다. 비록 이들의 업계는 목숨을 걸고 하는 일로 언제든 죽을 수 있다. 하지만 날쌘 닭은 수십 명의 부하를 데려왔기 때문에 자신이 강책의 손에 죽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수십 명이 강책 한 명을 상대하는 것은 문제없을 텐데, 왜 반대로 강책의 손에 죽을 수 있지?만약 날쌘 닭이 강책이 전쟁터에서 싸우는 모습을 봤다면 감히 강책에게 덤빌 수 없었을 것이다.수라 군신에게 덤비는 것은 바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 날쌘 닭은 무릎을 ‘털썩’ 꿇었다. 지금 무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날쌘 닭도 죽는 것이 무서웠다. 날쌘 닭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울면서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빌었다. “형...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형님이 이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정말 몰랐습니다. 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절을 하겠습니다. 제 사과를 받아주세요!”날쌘 닭은 말을 끝내고 거침없이 머리를 바닥에 세 번 박았다. ‘할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하는 절은 진정성이 전혀 없었으며, 그저 저속한 건달 같았다.이때, 강책이 날쌘 닭 앞에 섰다. 강책이 날쌘 닭을 내려다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손과 발을 원한 거 아니었어?”“아뇨, 제가 감히요? 감히 그럴 수 없습니다.”“그럼 당신들 규칙에 따르면 이 일은 어떻게 해야지? 아니면 직접 팔 하나를 자르고 끝낼까?”“그게...”날쌘 닭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본인이 다른 사람의 목숨을 원했다면, 다른 사람이 모질게 구해도 원망해서는 안 된다. 만약 날쌘 닭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