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어두워지며, 럭셔리 롤스로이스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달리다가 속도를 줄여 코너를 빠져나갔다.꼬불꼬불한 숲길을 10여 분 달려 마침내 차가 대문에 도착했다.이곳은 바로 조연진이 자란 곳인 조 씨 집안 장원이었다! 경성에는 조 씨, 도 씨, 강 씨 집안의 세력이 매우 강했고 ‘삼분천하’를 하고 있으며 세 집안은 수십 년 동안 서로 싸웠는데, 누구도 누구를 쓰러뜨릴 방법이 없었다.각 집에는 12~20개의 소규모 계열사가 있으며 수백 개의 크고 작은 회사를 투자하고 지원했고 그 관계는 복잡하게 얽혀 있다. 조연진은 지금 조 씨 집안 가주의 막내딸로 어릴 때부터 총애를 받아왔다. 오늘 강책이 손대지 않았어도 누군가 몰래 그녀를 안전하게 지켜줬을 것이고, 야조 패거리들은 강책의 손에 넘어가지 않고 조 씨 집안의 손에 넘어갔을 것이다. 조 씨 집안의 가주가 잘 보호했기 때문에 조연진은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외부와 단절되어 있었고, 어떠한 부정적인 정보도 접할 수 없었다.그녀는 온실 속 화초였고, 연약하지만 극히 단순하며 털끝만큼도 오염되지 않았다.귀여운 그녀는 패션디자인을 특히 좋아했고, 조 씨 집안 가주는 아예 출자해 의류 브랜드를 만들어주고 10여 개의 지사를 세웠다.VH는 조연진의 고전적인 작품이다. 오늘날 이 브랜드는 이미 경성은 물론 전국의 유명 브랜드가 되었고, 러블리 스타일에서 제일 잘나가는 브랜드였다. 조연진은 이 방면에 조예가 깊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녀가 좋아하는 일에 전념하고 '패션 디자이너'가 되면 그만이다.다른 회사 관리, 복잡한 비즈니스 운영, 대인관계 처리를 조 씨 집안 가주는 모두 사람을 배치하여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온실 속 화초는 이렇게 예쁘게 평생 피어 있을 것이다.장원의 철문이 열렸고, 롤스로이스는 길을 가다가 분수 옆에 멈추었다.차 문이 열리자 푸른색 옷을 입은 남자가 시가를 물고 다가왔다.이 사람이 바로 조 씨 집안의 아들인 조해인이다. 로라가 차에서 먼저 내리자
남자 경호원이 있다고 해도 그들은 모두 비밀리에 그녀를 경호했다. 조해인은 동생이 평생 시집 못 가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며칠 밖에 안 나갔는데 다른 남자한테 넋을 잃고, 소녀의 마음이 이토록 일렁거릴 줄이야.조해인은 시가를 한 모금 피우고는 웃으며 물었다."어느 집 도련님이 내 여동생의 혼을 다 빼간 거야?” "그게……”로라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조연진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며 즉시 말을 가로챘다.“말하지 마! 말하면, 평생 상대하지 않을 거야.”그러자 로라가 어깨를 으쓱였다.“도련님, 내 탓이 아니네요.” 조해인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말 안 해도 돼. 하지만 동생아 내가 한 마디 하자면 너는 조 씨 집안의 귀한 딸이고 아버지의 보석이야. 그러니 보통 사람은 너랑 절대 어울릴 수 없어. 네가 마음에 들어도 그 사람의 신분이 부족하면 절대 너랑 함께 있을 수 없겠지.” 그렇게 말하니 조연진은 더욱 슬퍼졌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그래, 나도 알아, 말하지 마. 그 사람이랑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조해인은 손을 흔들며 대꾸했다."그래, 계속 차 안에 있지 말고 들어가서 밥 먹어. 오늘 오빠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만 준비했어.” 그는 말하면서 걸어갔고, 로라는 조해인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조연진이 좋아하는 남자가 조해인의 여자를 잡아다가 그를 궁지에 몰아넣은 수라군신 강책이라는 걸 알게 되면 조해인은 어떻게 생각할까.이 일은 매우 중요하니, 중요한 시기를 찾아 말해야 했다. 로라도 그의 뒤를 따랐다.밤 10시가 넘은 시각식사를 마친 로라는 어게인 하이테크의 회장실로 향했고, 그녀의 의부인 오영감을 만났다. "돌아왔니?” "네."오영감은 그녀에게 물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수고했다."로라는 뚜껑을 비틀어 몇 모금 들이켜고, 오영감의 맞은편에 앉았다.“별말씀을요. 최근 조연진의 경호를 하면서 조 씨 집안이 우리 어게인 하이테크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졌고, 추가 투자를
타각! 오영감이 손에 힘을 너무 쥔 탓에 손에 들고 있던 연필이 두 동강 나버렸다. "지금 농담을 하는 거지?” "제가 이런 일을 가지고 농담할 것 같나요?" 로라는 어깨를 으쓱했고, 오영감은 복잡한 생각에 얽혔다. 그의 원수와도 같은 강책이 경성에 올 줄은 상상도 못했고, 로라와 조연진을 구해 조연진의 마음을 사로잡게 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기에는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조해인이 이 사실을 알았나?"“아직이요, 하지만 제가 보기엔 오래 숨길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영감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을 한 뒤 말했다."강책은 강남구에서 총책임자로 잘 있다가 갑자기 은퇴를 택해 모든 권력을 포기했다고 하지, 그런데 갑자기 경성에 조용히 온 건 무슨 꿍꿍이인 거지?” "로라, 잘 지켜봐라, 가능하다면 강책이 이번에 경성에 온 목적을 반드시 잘 조사해야 할 거야!""말씀 안 하셔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떠날 때 사람을 시켜서 강책을 주시하라고 했고, 그의 현재 주소와 행동은 모두 제 손안에 있습니다.” "잘했다." 오영감이 짐작하며 말했다."강책이 혹시 우리를 노리고 온 건가? 아니면 조 씨 집안?”“아닌 것 같습니다. 그가 유사와 조해인의 내연녀에게는 인정사정없으면서 저와 조연진을 돕는 건 너무 모순입니다.” "모순? 강책 그 놈은 꾀가 너무 많아, 우리가 미리 막아야 해.” 그러자 로라가 물었다."그럼 강책에게 첫맛에 본때를 보여줘야 할까요? 그에게 경성은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닌 걸 알려주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모리 하이테크에 대항하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강책은 반드시 상대해야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게다가 아직 그가 온 목적도 모르지 않느냐.” 오영감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고,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하자, 우리와 상관없는 사람을 찾아서 강책에 대한 소문을 듣게 하지.” “좋습니다.”로라가 건의했다.“그럼 차라리 야조 사람들을 보내죠. 강
짐을 모두 한 쪽으로 제쳐두고 강책과 임지란 두 사람은 식탁 양쪽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양자리가 의자를 옮겨 앉으며 물었다. "총수님, 음식이 입에 맞으십니까?"“맛있군.” 강책이 음식을 몇 입 먹고는 그에게 물었다."내가 시킨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지?” 양자리는 황금 십이궁 중에서 가장 수사력이 뛰어났고, 그의 정보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완전하고 믿을 만했다. 이번에 강한비를 무사히 만날 수 있을지는 양자리에게 달려 있었다. 그는 작은 공책을 꺼내 보면서 대답했다."일단 공식적인 자료들이 있습니다. 강한비는 현재 모리 하이테크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모리 하이테크는 설립된 지 8년 정도 되었고 이 8년 동안 종횡무진하며 업계를 휩쓸었습니다. 뛰어난 과학기술과 뛰어난 비즈니스 지혜를 바탕으로 모리 하이테크를 경성 최고의 과학기술회사로 만들어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임지란은 눈을 껌뻑이며 놀란 듯 말했다.“수조 원? 침몽 하이테크를 만든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더 대단한 모리 하이테크를 설립할 줄이야.” 그러나 강책은 의문인 듯 물었다."문제는 두 회사의 비즈니스 노선이 거의 일치하는데 왜 침몽 하이테크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하느냐는 거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아버지는 지난 8년 동안 경성에 있었는데 왜 돌아오지 않은 거지? 강모가 죽고, 아버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양자리는 이어서 말을 했다."조사에 따르면 강한비는 경성에 온 첫해부터 질병에 걸렸고 그동안 몸을 사렸습니다. 꼭 나와야 할 자리 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요.”임지란은 강책을 한 번 보더니 말을 꺼냈다."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구먼, 너희 부자의 행실이 똑 같은 걸 보니 친자식인 건 틀림이 없네.” 강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무슨 병에 걸리신 거지?” "모르겠습니다. 강한비를 치료하는 의사들을 조사했지만, 아무것도 얻지 못했습니다. 강한비의 질병은 매우 특이해서 현재 그의 병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습
강책은 이 방법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어서 그들은 강책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모리 하이테크에 가서 강한비를 진찰할 것인지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러자 이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지? 세 사람 모두 순간 얼어 붙었고, 문밖에서는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직원입니다.”양자리는 걸어가서 손을 뻗어 문을 열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그러자 직원이 대답했다."아래 로비에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강책'이라는 선생에게 이걸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양자리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직원의 손에 편지 한 통이 들려 있었다."저한테 주시면 됩니다.” "네."양자리는 편지를 받고 문을 닫은 뒤 걸음을 옮겨 강책에게로 갔다."총수님, 편지가 왔습니다.” 강책은 손을 뻗어 편지를 받았고, 편지지 위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그는 어리둥절해하며 중얼거렸다."요즘에는 편지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게다가 이건 우편번호도 없고 주소도 없는데, 분명 부쳐온 건 아니겠군.” "보아하니 경성의 누군가가 나를 노리는 것 같네.” "온 지 하루 만에 눈에 들다니, 정말 ‘친구’가 많군.” 그가 손을 뻗어 봉투를 뜯었는데, 안에는 편지지 한 장과 영패 하나가 있었다.영패에는 새까만 날짐승 한 마리가 조각되어 있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강책이 편지지를 펼치자 내용은 아주 간단했다.“아래층으로 내려와서 죽음을 맞이해라!” 편지 한 통과 영패 하나에, 편지 내용은 또 이토록 횡포하다니. 방금 직원의 말투를 들어보니, 이 사람들은 이미 호텔에 도착해서 로비를 점령한 것이 분명했고,강책은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경성에 온 첫날부터 원수가 찾아오다니, 강책은 웃어 보였다. "그래, 내가 내려가서 어느 원수인지 보자."양자리는 그 영패를 집어 들고 눈웃음을 지었다. "총수님, 가지 않으셔도 됩니다. 누군지 압니다.”"응? 누구지?""이 영패는 경성의 세력인 야조의 증표입니다. 이 영패를 받은 자는
이 이름은 정말 우스꽝스러웠다. 하지만 호텔 직원의 귀에 들어가면 악몽 같은 존재가 되고, 날쌘 닭은 사람을 죽이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악마였다. 야조에게 찍힌 사람들은 모두 끝이 좋지 않았다. 강책은 담담하게 물었다.“그래서 날쌘 닭이 왜 날 찾는 거지?” 이런 상황에도 그는 여전히 익살을 부리고 있으니 분명 날쌘 닭을 안중에 두지 않는 것이고, 현장에 이렇게 많은 야조 사람들이 있는데도 강책의 눈에는 그저 장식품일 뿐이었다. 날쌘 닭은 강책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차갑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이 녀석, 성깔이 제법 세구나. 내가 조사해 봤는데, 너는 이전에 경성의 여러 병사들의 총사령관이었다고 하지. 아마 작은 관리인인 건가?” “하지만 그것들은 다 소용없다.” “너는 이미 은퇴를 했고, 이제는 한낱 서민이니 말이야. 내가 알려주는데, 네가 은퇴를 하지 않았더라도 나 날쌘 닭은 널 해치울 수 있다 이 말이야!” “경성 곳곳에 모두 큰 관리들이 있는데, 넌 고작 며칠 작은 관리직을 맡았다고 뭐라도 되는 사람처럼 구는 거지? 감히 내 밑에 있는 사람을 잡아가? 하하, 무슨 배짱으로 그런 짓을 저지른 거야?” 그러자 강책이 물었다.“그래서 어찌할 셈이지?”“어떻게 하냐고?”날쌘 닭이 강책을 바라보았다. "규율에 따라 너는 내 형제를 데려갔으니, 두목으로서 나는 반드시 그 형제들을 위해 항의해야겠지!” 그러더니 칼을 받아 땅에 내던졌다."네가 며칠 동안 관리직을 맡았으니 네 체면을 위해 목숨은 가져가지 않겠다. 그냥 네 손이랑 다리 각각 한 쪽씩이면 돼. 자, 네가 직접 할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 이 말에 호텔 직원들은 모두 놀라 책상 뒤로 숨었고, 싸움을 말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게다가 경찰에 신고한 사람조차 없었다. 이런 일은 구경만 할 수 있고, 절대 연루되어서는 안 되었다, 감히 경찰에 신고하면 야조들이 상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자 양자리가 얼굴을 살짝 찡그리며 다가와 말했다. "어이, 당신 정말 제정신이
날쌘 닭은 그의 말을 듣자 웃음이 터질 것만 같았다, 돈을 가져갈 수 없다니? 그는 강책을 비웃으며 말했다."이 자식이, 날 뭘로 보는 거야? 내가 겁을 먹을 줄 아는 건가? 말해두지만 20억은 고사하고, 200억, 2000억이라도 나는 받을 수 있다고!” 강책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이 그렇게 말한 거니 그럼 됐어. 지금 당장 돈을 찾아주지.” 그는 양자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그의 귀에 대고 몇 마디 말을 했고, 양자리는 듣자마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호텔을 떠나 돈을 찾았다.그러자 날쌘 닭이 말을 꺼냈다.“어이, 내가 일러두자면 나한테 시비를 걸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난 그렇게 얌전한 편은 아니니까 만일 당신들이 감히 뒤에서 무슨 수작을 부린다면 난 이 자리에서 널 죽일 테다!” 강책은 손사래를 쳤다. "수작을 부릴 수가 없어, 그냥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은행에 가서 돈을 찾으라고 한 거고 금방 돌아올 거야.""허허, 그렇게 나와야지.” 날쌘 닭은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피우며 휴대전화를 만지작거렸다.부하들은 강책을 꼼짝 못 하게 했고, 그들은 평소에 사람을 괴롭히는데 익숙해서 강책도 그런 보통 사람으로 취급했다.그들이 돈을 받고 강책을 살려둘지는 날쌘 닭의 심정에 달려 있다.20분 후, 돈이 도착했다. 돈은 확실히 도착했지만, 다만 도착한 방식은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 조금 달랐다. 날쌘 닭은 양자리가 은행에 가서 자금 이체 같은 것을 신청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양자리가 차를 한 대 얻어 돈을 운반해 온 것이다! 20억 원어치 현금은 모두 새 돈으로 한 뭉치씩 쌓여 있었다. 20억, 그 숫자만 들어도 충분히 경악스러운데 지금 실제 돈을 보면 더 눈이 부셔왔다. 날쌘 닭이 싱글벙글 걸어왔다. "그래, 이 자식아. 네가 정말로 20억 원어치 현금을 나한테 줄 줄은 몰랐네.” "자, 형제들아, 돈을 모두 차에 실어!” 날쌘 닭은 매우 기뻐했고, 이 돈이라면 평생 놀고먹을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하가
“뻔뻔하게 감히 머리 꼭대기까지 오르다니, 이건 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내가 너무하다고 탓하지 마.”날쌘 닭이 강책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선 저놈 손과 다리를 자르고 죽을 때까지 매달아 놔!”이런 괴롭힘은 매우 잔인하다. 손을 자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도 모자라 죽을 때까지 천장에 매달아 놓다니, 매우 악랄한 수단이다.강책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경성에 당신들 같은 극악무도한 사람들이 있을 줄이야...”강책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일 앞에 있던 부하 한 명이 강책을 향해 칼을 휘두르며 달려들어 강책의 손을 베어버렸다. 건달이 어떻게 수라 군신에게 상처를 낼 수 있을까?강책은 몸을 옆으로 피하면서 칼을 빼앗았다. 그러자 눈 깜짝할 사이에 건달의 손에서 칼이 떨어지며 건달의 손이 잘려나갔다. 그 순간 건달의 처절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다. 강책에게 달려들려고 했던 나머지 부하들은 자신도 모르게 서늘한 느낌이 들어 순간 발걸음을 멈추고 다들 강책을 멍하니 쳐다봤다. 눈앞의 강책은 사람이 아니라 지옥에서 온 악귀인 것 같았다!날쌘 닭도 깜짝 놀랐다. 이들은 보통 다른 사람들은 단숨에 처리했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당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강책에게는 저항할수록 더욱 처참하게 당했다. “하하, 역시 사람들을 다뤄 본 사람이라 솜씨가 좋네, 그런데 당신 혼자 수십 명을 상대할 수 있겠어? 얘들아, 다 같이 덤벼!”장기철의 말에 부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그렇다, 강책이 아무리 대단해도 혼자서 수십 명을 상대할 수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가자!!!’부하들은 모두 강책을 향해 돌진했다. 양자리도 강책을 도우려고 했지만 강책이 너무 빨라서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강책은 눈 깜짝할 사이에 건달들 틈으로 뛰어들어갔다. 강책이 칼을 휘두를 때마다 한 사람의 손과 발이 잘려나갔다. 불과 몇 초가 지나지도 않아서 십여 명의 건달들은 반신불수 상태가 되었다. 양자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랫동
그가 몇 대의 승계자인지 모르지만 드디어 강책의 일행에게 잡혔다. 이어서 김한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국에 있는 용맥 단체를 모두 잡아 들였다.한편, 200만 명 시민들도 해독약을 먹고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그들은 강책에게 감사를 전하기 위해 연산 시와 다른 도시에 강책의 모습을 본 따 만든 석고상을 지었다.강책의 훌륭한 명성은 후세에도 전해질 것이다.…엄수 집안.장유나가 장훈의 앞으로 껑충껑충 뛰어갔다.“아버지, 제 말이 맞죠? 강책이 분명히 나타날 거라고 했잖아요!”장훈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강책의 강인함과 자신을 괴롭혔던 저주가 풀렸다는 사실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그는 드디어 ‘평범한 사람’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식약 식당 안.강책이 황금 십이궁을 이끌고 식당으로 돌아왔다.도착하자마자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화난 표정을 짓고 있는 정몽연의 모습이 보였다.“강책! 나 진짜 화났어,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강책이 어깨를 들썩이고는 다정하게 말했다.“미안,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할게.”“진짜야?”“응, 진짜야.”강책이 정몽연을 덥석 안고는 이마에 뽀뽀했다. 정몽연은 살짝 화가 풀렸다.그녀는 입술을 삐죽 내밀고 물었다.“그럼, 어떤 신분을 숨기고 있는지 말해줘.”“어... 그게… 잠깐만.”강책은 생각을 정리하면서 말했다.“연산 시의 식약 식당, 한사랑 병원이 내 명의라는 건 알고 있을 거야.”그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말을 이었다.“강남구의 침몽 하이테크랑 기모 엔터테인먼트도 내 명의야.”“뭐?”정몽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남구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을 강책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경성의 강씨 집안, 성월각도 내 명의야.”“뭐라고?”정몽연은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의 자산은 한 평생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이었다.“그리고 사실 경성에 갔을 때, 수라 군신의 자리를 다시 되찾았어.”“강책!”정몽연은 화가 나면서도 기뻤다.“어떻게 이 사실을 다 숨기
용맥이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강책은 분명 죽지 않았는가.“뭘 또 그렇게 놀라.”인파들 속에서 익숙한 실루엣이 나왔다, 다름 아닌 이미 사망신고가 내려진 강책이었다.“연구가 99퍼센트까지 했는데 마지막 1퍼센트는 도저히 채울 수 없더라고. 그래서 내가 용의 물을 마셔서 직접 독소를 느껴보면 1퍼센트를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그 1퍼센트가 뭔지 알아냈고, 해독약을 쉽게 제조할 수 있었어. 이제 용의 물과 이어진 연결도 끊어졌을 거야. 즉, 너는 아무도 죽일 수 없어. 용맥, 네가 졌어.”용맥이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강책을 바라보았다.수천 년 동안 전해졌던 역사가 강책의 손에서 끊어지고 말았다. 사실, 용맥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느껴지는 불안함에 강책을 죽이려고 젖 먹던 힘까지 썼지만 그는 결국 해독을 완성시키고 말았다. 용맥이 잠시 생각하고는 이상함을 감지했다.“네가 용의 물을 마시는 동시에 내가 독소를 조종해서 너를 죽게 만들었어, 그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해독약을 만들었다는 거야?”강책이 용의 물을 들이켰을 때, 이미 죽음은 피할 수 없었다. 게다가 분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도망칠 길은 전혀 없었다.이때, 강책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신태열 덕분이야.”용맥은 그의 말을 단번에 이해하지 못했다.“그때 심장이 멎었던 이유는 용의 물 때문이 아니야, 그건 서심산 때문이었어. 신태열도 당신의 용의 물을 보면서 비슷한 독약을 만들고 싶어 했어,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얼떨결에 ‘서심산’이라는 독소를 만들어냈어. 그 덕에 연산 시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어. 즉, 서심산은 ‘용의 물’의 짝퉁이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큰 비밀을 알아냈어. 두 독약은 상호 배타적 관계를 가졌다는 거였어.”둘 중 독소가 하나라도 몸에 있으면 또 다른 독소는 체내에서 살 수 없다.즉, 서심산을 마셨다면 체내에는 같은 성분인 ‘용의 물’을 배제하는 항체가 생긴다.강책은 용의 물을
사실, 김한철은 그의 지시대로 행동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헬기 준비와 위부서에게 용맥을 호송해달라는 부탁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차올랐다.“이런 젠장!”그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연산 시 전체가 먹구름이 짙게 끼었다. 한편, 엄수 집안.집안의 가주 장훈이 정원에 앉아있다. 시든 꽃을 보는 그의 얼굴에는 슬픔이 가득했다.그는 평생동안 김씨 어르신을 지지하면서 용의 물의 해독을 기대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게다가 그의 제자들인 무상명인 정해운과 강책 모두 죽고 말았다. 결국 용의 물을 ‘해독’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사라졌다.“하....”장훈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년 동안 가문에 걸렸던 저주는 결국 풀지 못하는 건가.결국 용맥의 ‘부하’로 영원히 살아야 하는 것인가. 이때, 장유나가 다가왔다.“아버지, 한숨 그만 쉬세요.”장훈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한숨도 못 쉬게 하는 거야?”“한 두 번 겪는 것도 아니잖아요, 매번 궁지에 몰릴 때마다 강책이 나타났잖아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 믿어요.”장훈이 고개를 저었다, 상황역전의 대명사였던 강책은 이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강책은 용의 물을 마셨고, 생방송에서 그의 사망 원인은 용의 물에 의한 독성 때문이라고 밝혔다.그는 세상을 떠난 사람이 확실했다.“아니요, 전 안 믿어요!”장유나가 굳건한 눈빛으로 말했다.“항상 그래 왔던 것처럼 강책이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그녀는 씩씩거리면서 자리를 떴다. 장훈은 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또 다시 고개를 저었다.“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지만 강책은 불사신이 아니야.”…12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건물 앞에 헬기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주위로는 보디가드가 자리를 지켰다.이때, 가면을 쓴 남자가 헬기를 향해 다가갔다. 남자는 다름 아닌 ‘용맥’이었다.김한철은 자리에 서서 분노에 가득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용맥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한철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김청장, 고마
그의 말에 대중들은 충격에 빠졌다, 마치 번개에 맞은 것 같이 순식간에 풀이 죽어버렸다.그 중 몇 명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주저 앉았다.강책의 죽음이 자신들의 생명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참담했다.용맥은 여전히 대중들의 생명을 ‘패’로 생각하고 정부를 향한 협박을 멈추지 않았다.게다가 그들의 생명은 용맥이 쥐고 있기 때문에 반항조차 할 수 없었다.더 끔찍한 사실은 유일하게 독을 해독할 수 있었던 인물을 대중들이 죽여 버렸다는 사실이다.김씨 어르신과 무상명인 정해운이 죽고, 강책은 ‘접묵 기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결국 마지막 희망까지 사라진 지금, 용의 물은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게 되었다.현장에는 절망스런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막막함과 후회스러움이 동시에 밀려왔다.항상 위기의 상황에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고, 항상 승리의 여신 편이었던 인물을 그릇된 판단으로 그를 지옥으로 빠뜨려버렸다.“안돼!”곧이어 강책의 시체를 향해 무릎 꿇는 사람도 있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는 것 외에 비통함을 털어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씩 무릎을 꿇기 시작하고는 과거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기 시작했다.몇 만 명이 넘는 사람이 병원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어리석은 행동을 반성하면서 속죄하기 바빴다. 그들은 신에게 시간을 다시 돌려 달라고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그런 ‘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참이 지나고, 황금 십이궁의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강책의 시체를 들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의 표정은 고통으로 가득했다, 곧이어 십이궁 일원 모두 눈물을 흘렸다.강책의 가족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그의 아내 정몽연은 울다가 쓰러져버렸다.연산 시 전체가 좌절에 빠졌다. 하늘도 같은 마음인 걸까, 그들의 마음처럼 어두웠다. 이때, 용맥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김한철, 네가 어렵게 내 위치를 파악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근데 미안해서 어쩌지, 이백만 대중
김한철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강 선생님은 이런 상황에서도 참 착하시네요.”“연구에 실패했으니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죽는 수밖에 없어요.” 강책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죽기 전에 가족들과 전화 한 통 하겠습니다.”강책의 가족들은 강책을 만나기 위해 연산에 왔다. 하지만 영원히 이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역시, 한 치 앞을 모르는 것이 인생이다. 강책은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정몽연은 대성통곡을 하며 강책에게 충독적으로 행동하지 말라고 했다. 정몽연은 강책을 붙잡을 수 있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정몽연의 생각과는 달랐다. 강책의 선택이 늦어질 때마다 시민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공포감에 휩싸인 시민들은 더욱 분노했다. 강책의 목숨은 자신의 것이 아니다. “여보, 우리 딸 잘 부탁해. 사랑해 여보.” 강책은 정몽연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병원 밖으로 나가 시민들을 마주했다. 황금 십이궁은 일렬로 서서 불안한 표정으로 강책을 쳐다봤다. 잠시 후, 강책은 마이크 앞에 서서 기침을 한 번 하고 말했다. “제 목숨을 수십만 명의 시민들의 목숨과 바꿀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저는 불씨이기 때문에 죽으면 불은 꺼지지 않고 더욱 타오를 겁니다! 때문에 이 세상은 결코 어둠에 잠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강책의 말이 끝나자 한 젊은이가 무리들 사이에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강 선생님, 죄송하지만 당신은 똑똑한 사람이니 가짜로 죽은 척하고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번 검사해 보겠습니다.” 용맥은 진용과 이용진, 그리고 신태열을 경험해 본 듯했다. 강책은 그저 미소를 지으며 젊은이를 막아서지 않았다. 젊은이는 일단 눈앞에 있는 사람이 물병이나 다른 사람이 가장한 것이 아닌, 진짜 강책인지 확인한 후 강책의 편작 신침을 빼앗아 가짜 죽음을 막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강책의 몸을 샅샅이 검사하며 재차 확인했다. “됐습니다. 자, 이제 준비
사실상 반나절 안에 연구하기란 매우 촉박하다. 강책은 최고의 의사와 연구진들에게 연락해 용의 물에 대해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용의 물에 대한 연구는 매우 힘들었다. 용의 물 자체가 연구하기 힘들었으며, 구하기 힘들어서 샘플의 양이 극히 적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 하지만 지금은 이전과 다르다. 현재 연산 시 전체에 용의 물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책과 수백 명의 연구자들은 반나절 동안 연구에 집중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강책은 연구에 실패했다. “1퍼센트, 딱 1퍼센트가 부족해요!” 강책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실상 연구는 99퍼센트 완성됐다. 하지만 단 1퍼센트가 부족했다.가장 핵심인 1퍼센트의 데이터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주어진 시간도 매우 촉박했다. 전 세계 훌륭한 연구자들이 모두 모였지만 속수무책이었다. 용의 물, 그야말로 최악의 독약이다. 하지만, 더욱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연구 실패 후, 200만 명 시민들 사이에서 용의 물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용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자 강책을 닦달하기 시작했다. “강책, 당신만 희생하면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강책,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오세요!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당신 하나 때문에 죽을 수는 없습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책임지세요. 당장 나오세요!” 수많은 시민들은 병원 앞에서 큰소리로 시위를 했다. 사람들은 이미 공포에 눈이 멀었다. 200만 명의 시민들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책 한 명 목숨을 희생하는 것이 어려운 걸까? 시민들은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사람들의 오직 강책이 빨리 죽기를 원했다. 용맥은 강책이 죽어야 통제를 멈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민들의 목숨도 지킬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시민들은 강책이 연산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쏟아부었는지 새까맣게 잊었다.
용맥, 그야말로 은밀하고 악독하다. 용맥의 비서는 계속해서 말했다.“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안전입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면 시민들을 죽이지 않을 겁니다. 저희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장하기 위해 한 가지 요구를 하겠습니다. 지금 당장 강책도 용의 물을 마시세요! 강책은 용맥의 골칫거리입니다. 저희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강책을 반드시 통제해야 하니 양해 바랍니다. 자, 그럼 오후까지 생각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오후에도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용맥은 시민을 죽일 겁니다. 이제 제가 할 말은 다 끝났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비서는 화면 속에서 사라졌다. 김한철의 표정은 매우 어두워졌다. 김한철은 쓰레기통을 발로 걷어차며 버럭 화를 냈다. “이게 무슨 소리입니까? 용의 물 바이러스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강 선생님뿐이에요. 강 선생님께서 용의 물을 마시면 그들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용맥이 시키는 대로 하실 겁니까? 자살을 하라고 할 수도 있어요. 강 선생님이 죽으면 용의 물을 해결할 사람이 없어요. 그럼 200만 명의 시민들은 용맥에게 통제될 겁니다. 용맥은 인질을 더 늘릴 겁니다. 강 선생님은 절대 죽어서는 안 됩니다. 절대 용의 물을 마시지 마세요.”김한철의 말이 맞다. 하지만 가능할까? 용맥은 200만 명의 시민을 인질로 잡고 강책에게 용의 물을 마시라고 요구했다. 만약 강책이 용의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1초에 한 명씩 죽을 것이다. 과연 강책이 받아들일까? 김한철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이미 용맥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공격하면 됩니다.”“안 됩니다.” 강책은 말했다. “그럼 다 같이 죽는 것과 다름없어요. 용맥을 잡으면 200만 명의 시민들도 같이 잡는 겁니다. 절대 안 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이 있을까? 강책과 김한철은 잠시 말이 없었다. 강책이 자기 자신을 희생하면 위기를 잠시나마 모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후는? 용의 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강책이
김한철은 강책의 말에 깜짝 놀라며 말했다. “예상한 대로군요.”예상대로라니?김한철은 처음부터 용맥의 짓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걸까?“강 선생님, 잠깐 저랑 나가시죠.”김한철은 강책과 함께 빈 병실로 자리로 옮겨 문을 잠갔다. 김한철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뉴스가 있습니다. 연산 외에도 10군데의 도시들에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강 선생님, 혹시 어디 도시인지 아십니까?”강책은 김한철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아차렸다. 이전에 회의에서 김한철이 수십 군데의 도시들이 용맥에게 통제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10군데 도시들의 시민들이 모두 중독되었다. 이런 우연이 있을까?강책은 말했다. “시민들은 용의 물에 중독된 겁니다. 그리고 다른 도시들도 용맥의 세력이 퍼져 있기 때문에 용맥의 짓이 틀림없습니다.”김한철은 확신에 찬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김한철과 강책이 매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한 도시에 15만 명이 중독되었다고 해도 10군데 이상의 도시면 2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중독된 것이다. 상당한 숫자이다. 강책은 용의 물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 용의 물은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첫째, 단시간 안에 몸 전신에 퍼져 중독된다. 둘째, 용맥의 통제를 당하면 언제든 죽을 수 있다. 용맥은 분명히 무고한 시민들을 통제하기 위해 10군데가 넘는 도시에 용의 물을 퍼뜨린 것이다. 용맥은 원할 때 언제든 시민들을 죽일 수 있다.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 김한철은 말했다. “저희는 이미 준비를 끝냈으니 그물을 던져서 용맥을 처리합시다. 용맥도 최후의 방법을 썼으니 저희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지금 갈등이 격화되면 용맥이 흥분해서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200만 명의 시민이 죽으면 누구 탓일까? 아마 김한철이 죄인이 될 수도 있다. 강책은 말했다. “이럴 때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혹시라도 용맥이 반격하면 일이 커집니다.”강책과 김한철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아니요. 아침에 뉴스 보고 지금까지 물 한 모금도 안 마셨습니다. 이건 천재지변인가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난 재난인가요?”물고기자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천재지변이든 사람에 의해 일어난 재난이든 심각한 상황이다. 잠시 후, 강책은 병원에 도착했다. 강책을 기다리고 있던 김한철은 강책을 보자마자 병실로 데리고 갔다. 병실 안, 한 환자는 더운 여름 날씨에 마치 얼음장 안에 있는 듯 온몸을 떨고 있었다. 이때, 한 의사가 말했다. “강 선생님, 현재 상황을 대략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현재 수돗물에 바이러스가 전파되어 수돗물을 마시면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잠복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폭발하지는 않는다. 현재 10만 명 이상의 시민들 몸속에 바이러스가 잠복되어 있다. 그중 122명은 감염되었다. 끔찍한 것은 사람들의 바이러스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오한 증상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열이 오르는 사람도 있다. 또한 간지러움 증상이 있는 사람, 구토 증상을 보이는 사람 등등 증상이 모두 달랐다. 사람마다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증상이 제각각이다. 현재 바이러스는 매우 강력해서 개개인의 체질에 따라 전혀 다른 증상을 보인다. 가장 심각한 경우 숙주세포를 공격할 수도 있다. 의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서운 점이 또 있습니다. 현재 바이러스는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검출되고, 물에 있을 때는 전혀 검출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가 없습니다.”즉, 물이 나오는 근원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정확하지 않다. 강책은 의사의 말을 듣고 인상을 찌푸렸다. 바이러스는 생각보다 더 심각했다. 바이러스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 몸속에 들어간 후에만 보이기 때문에 일반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 “제가 한 번 보겠습니다.”강책은 환자의 몸 상태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강책은 침을 꺼내 자신의 몸에 놓았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