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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공개하지 않기로 한 약속

이미 알고 있는 일이어서 다시 반복할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신은지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업무적인 일이야. 가자.”

신은지는 배를 만지며 ‘배가 고프다’고 하려던 말을 “아직 저녁도 못 먹었어.”라고 바꾸었다.

이 단어는 머리에 야한 생각밖에 없는 박태준에게 암시적인 의미가 될 것이다.

방금 그 여자가 수상 쩍이게 신은지를 한쪽으로 끌고 가서 얘기한 것을 보면 분명 업무 얘기를 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신은지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것을 눈치채고 박태준은 마음이 불편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박태준에게는 아직도 '계약 남자친구'라는 꼬리표가 달려있어서 그에겐 아직 자격이 없었다.

“가자. 뭐 먹고 싶어?” 박태준은 먹을 것보다 신은지의 손에 신경을 쓰고 있었다. 신은지의 손을 잡고 싶었다.

방금 병실에서 신은지가 손을 뗀 속도는 로켓으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던 것을 박태준은 기억한다.

박태준이 손을 들었을 때 신은지는 이미 빠른 걸음으로 멀리 걸어갔다. 손을 잡기는커녕 그녀의 옷자락에도 닿지 못했다.

신은지의 뒷모습을 보며 박태준은 맥이 빠져 뒤에서 따라갔다. “내가 그렇게 창피하냐?”

신은지는 소 한 마리를 삼킬 수 있을 만큼 배가 고파서 박태준의 말에 숨은 뜻을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그럴 리가? 너처럼 잘생긴 얼굴도 사람들 앞에 내놓는 게 창피하다면 세상에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

박태준은 이 말을 듣고 침울하던 기분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입꼬리는 이미 올라갔지만 애써 얼굴을 굳히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려 하지 않았다. “근데 왜 고연우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렇게 빨리 손을 뗐어?”

박태준은 이렇게 말하면서 신은지의 손을 잡았다. 이번에는 순조롭게 그녀의 부드러운 손을 손바닥에 감싸 쥐었다. 순간 남자의 눈은 반짝반짝 빛났다.

만약 고연우가 이 자리에 있었다면 박태준을 주인 만나서 기뻐하는 개로 비웃었을 것이다.

신은지는 두 사람의 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잖아.”

박태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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