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96화 2억원의 보험

고연우가 떠난 후, 개인실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신은지는 박태준의 얼굴을 쳐다볼 엄두도 안 났다. '못 하겠어'라는 말은 남자로서 큰 수치와 모욕이었다.

박태준의 성격이라면 그녀에게 분노를 표출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신은지는 지금 혼란에 빠져있다. 잠자리 후 그녀가 다른 여자들보다 더 심하게 반응했기 때문에 그가 지금 그녀와 할 수 없는 이유가 뭘까?

이건 그의 업보가 아닌가?

게다가 박태준이 못하다니? 그 사람은 분명히...

아, 고연우가 몸이 아픈 게 아니라 정신적 문제여서 그냥 그녀랑만 못하는 것 같았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분위기는 점점 더 긴장되고 있다.

신은지가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말을 할까, 아니면 먼저 떠날까 고민하고 있을 때, 박태준의 차가운 목소리가 숨통을 옥죄는 침묵을 깨뜨렸다.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응."

신은지는 차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차가 주차장을 빠져나와 엔조이 클럽 정문을 지나갈 때서야 생각났다.

그녀는 박태준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반쯤 그림자에 가려져 감정을 읽을 수 없었다.

그러나 신은지는 지금 박태준의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기 때문에 2초 동안 머뭇거린 후 엄청난 호기심을 억제했다.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드러날까 두려워 창가 쪽으로 얼굴을 돌리기까지 했다.

박태준은 무표정하게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얼굴에는 감정이 없었지만,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손등의 쭉 뻗은 핏줄과 곧게 다문 입술이 그의 조급함을 드러냈다.

그는 신은지가 이 사실을 알기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알았을 때 생각보다 화를 내지 않았다.

그녀가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해 본 적도 있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 묻지 않고 침묵하고 있다.

처음에는 참을 수 있었지만 아파트에 가까워지자 박태준은 조금 초조해져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 “뭐 묻고 싶은 거 없어?”

심은지는 진작 묻고 싶었지만 박태준의 자존심을 상하게 할까 봐 참고 있었다.

3년 동안 비밀로 지켜왔으니 이 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