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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사지에 몰아넣다

내 머릿속에는 줄곧 떠나지 않은 의문이 있었다. 바로 어제 경공관에 남미주가 그토록 태연하게 나타난 것을 보고 어떻게 그렇게 담담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모든 의문이 풀렸다. 그녀는 애초에 이미연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그녀를 그토록 악랄한 환경에 버리고 무관심했던 것은 남미주가 애초에 이미연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미연을 만나지도 않고 안에 혼자 죽도록 버렸다.

문기태가 아니었다면 아무도 그녀가 사람을 그렇게 지옥 같은 탱크에 버린 것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보아하니 그래도 문기태가 남미주의 악랄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어젯밤 그토록 태연하게 이세림과 경공관에 나타난 것이다.

이세림이 떠오르자 나는 이동철에게 그녀를 더 주의해 달라고 전화했다.

문기태의 전화가 울리자, 그는 밖에 나가 전화를 받았다. 돌아온 후 이미연의 병상 앞으로 다가와 부드럽게 말했다.

“얘기하고 있어요. 금방 돌아올게요.”

이미연은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문기태가 나가자 나는 이미연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캐물었다.

이미연은 그제야 창백한 얼굴로 우리 둘의 손을 어루만지며 사건의 경과를 천천히 말했다.

그녀는 어떻게 된 일인지 호텔 프런트에서 방에 물건을 두고 갔으니 돌아오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차를 돌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전되었고 차량 시동을 켜고 보니 앞뒤로 막혀 움직일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 차량 창문을 두드려 창문을 내렸는데, 내리자마자 커다란 손이 들어와 그녀의 입과 코를 막았고 그 후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 주위는 칠흑같이 어두웠고 입은 막혀있고 손발도 묶여있었으며 몸 아래에 전부 물이어서 두려운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여기까지 말한 이미연은 흐느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과 공포로 가득 찬 눈으로 덜덜 떨며 나에게 말했다.

“지아야, 그거 알아? 너무 무서웠어. 아예 움직일 수조차 없었고 물이 점점 찼어. 주위는 어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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