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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참혹한 전쟁

나는 잠시 진정한 후 시동을 걸어 골목길을 빠져나가 다시 고속도로에 올라탔다. 마침 도로상황도 많이 나아져 바로 집으로 향했다.

엄마는 내가 돌아온 것을 보자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 저녁을 준비했다. 이처럼 집에서 함께 저녁을 먹는 일은 정말 흔치 않았다.

부모님은 내가 집에 돌아와 식사한다는 소리에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엄마 말씀으로는 갓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것이다.

밥을 먹고 미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방금 집에 들어왔다는 것을 확인한 후 콩이를 데리고 산책할 겸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벌써 며칠 째 만나지 못했던지라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현우에 관해 물었다. 나는 그저 고개를 흔들 수밖에 없었다.

미연이는 요즘 한소연도 잠잠해졌다고 말해줬다. 매일 혼이 빠진 듯 행동하는 것이 역시 현우에 대해 아무런 소식도 받지 못했음을 짐작하게 했다.

“걱정하지 마. 한소연 매니저한테도 얘기해뒀어.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바로 알려주기로.” 미연이 위로했다. 나는 힘들 때 자기 일처럼 생각해주는 친구가 있음에 감사했다.

“미연아, 뭔가 큰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아.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아.”

나는 말하면서도 눈으로는 텔레비전으로 게임을 하는 딸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최근 있었던 수상한 일들을 빠짐없이 얘기했다.

“천우 그룹처럼 글로벌한 그룹이라면 내부 상황은 미스터리 그 자체지. 누가 제대로 설명할 수 있겠어. 하고 싶은 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뭐. 내부 암투가 진짜 참혹하대, 가문 안에서 벌어지는 암투는 일반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렵다더라. 너도 조심해!” 미연은 소파에 기대 콩이를 바라봤다. “너한텐 콩이도 있으니까.”

나는 게임에 열중한 작은 꼬맹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봤다.

“한소연 일만 놓고 봐도 배현우가 한소연을 스타로 만들려면 정말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되는 일이야. 우리 같은 규모의 회사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할 일인데 말이지. 전에도 말했듯이 신중하게 선택해. 배현우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너 혼자 지옥 불에 뛰어들 가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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