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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총구를 엄명월의 머리에 댔다.

엄명월은 도대체 지난 생에 무슨 죄를 지어 이렇게 많은 망나니들을 알게 된 건지 하고 생각했다.

배현수가 엄명월을 데리고 흑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붉은 십자가 아래에 검은 큰 뒷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뒷모습을 자세히 생각해 보니 김 씨의 뒷모습과 똑같았다.

배현수가 총구로 엄명월의 태양혈을 누르며 불쌍한 척을 하라고 암시했다.

엄명월은 알아듣고 급히 비명을 질렀다.

“김 씨 살려줘!”

뒤돌아선 모습은 새로운 얼굴이었다.

김 씨의 얼굴이 아니고 재오의 얼굴도 아닌 새로운 마스크였다.

배현수가 말했다.

“살리고 싶으면 조유진하고 바꿔.”

재웅이 웃었다.

“재웅은 내가 잡아 온 게 아니고 드래곤 파 어르신이 잡아 온 거야. 조유진을 잡아 온 목적이 뭔지는 나도 몰라. 조유진은 지금 내 손에 없고 어르신의 손에 있어.”

“그럼 내 어머니 예지은은? 네가 잡아 온 게 아니야?”

“아니야.”

백소미가 말하기로는 드래곤 파에는 두 개의 세력이 있는데 하나는 어르신을 대표로 하는 오래된 세력이고 다른 하나는 재웅을 우두머리로 하는 새로운 세력이다. 이념과 우두머리가 달라 두 세력은 자주 다툼이 일어난다고 한다.

어르신은 재웅을 처리하고 싶어 하는 동시에 재웅이 고분고분 말을 들어 순종해서 자신을 위해 쓰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어린 호랑이도 결국에는 숲속의 왕이 되는 법이다.

배현수가 말했다.

“너랑 엄명월씨가 하늘 보육원에서 알았던 사이인 걸 알아. 오늘 날 이 자리에 부른 게 바로 엄명월 씨가 당신 맘에 어느 정도의 비중은 있다는 거지. 조유진을 구해주면 엄명월씨를 풀어줄게.”

재웅이 파식 웃으며 말했다.

“배 대표, 내가 바보로 보이나? 내가 조유진을 구해내지 않아도 엄명월을 죽이지 않을 걸 알아.”

김 씨가 이렇게도 매정하게 나오다니!

배현수는 썩소를 지으며 총알을 장전했다.

“셋을 셀게. 대답하지 않으면 쏠 거야. 내가 죽이는지 안 죽이는지 한번 봐봐.”

배현수의 말투는 진지했고 연기가 아닌 것 같았다.

엄명월은 심히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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