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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화

그냥 넘어간다고?

이게 그냥 넘어가는 것일까?

김성혁의 차에서 내릴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과거와 작별하는 것만 했을 뿐이다.

그럼 그는?

남초윤은 가볍게 웃었다.

“유설영 씨와 호텔에 들어가는 것이 실검에 올랐는데 내가 물어본 적 없잖아요. 나와 김성혁은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의심한다면 나도 설명하기 어렵네요.”

확실히 그녀와 김성혁 사이에 과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과거는 다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육지율의 과거가 더 많다.

그녀도 그의 과거를 개의치 않는데 그가 무슨 근거로 그녀의 과거를 상관한단 말인가?

육지율은 침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동안 나와 이혼하자고 한 것도 지금까지의 삶을 이젠 김성혁이 줄 수 있으니까 막무가내로 나오는 거잖아요?”

말투는 매우 차가웠다. 단어 하나하나가 사람을 찌를 정도로 차갑다.

남초윤은 가슴이 떨렸다.

육지율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소용돌이치는 분노와 강한 불안을 억누르고 있다.

하긴 그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남초윤이 이혼을 망설였던 유일한 이유가 그의 돈과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이니까.

하지만 쿨하지 못했고 욕심은 부릴 대로 부렸기에 그에게 완전히 통제되어 참을 수밖에 없었다.

육지율이 스캔들 때문에 실검에 오를 때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카드를 긁어댔다.

산 명품 가방이 많을수록 이 결혼은 뼛속까지 썩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문명희가 남재원과의 쓰레기 같은 결혼생활에서 점점 시들어가는 것을 원망했다.

하지만 그녀도 그녀의 엄마와 별반 차이가 없다.

똑같이 못나고 겁쟁이들이다.

다만 우스꽝스럽고 수치스러운 정신 승리법만 다를 뿐이다.

그녀는 육지율을 사랑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녀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3년 동안 귀머거리인 척 벙어리인 척했지만 줄곧 자신을 속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곁에서 맴도는 여인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 왜 유설영을 자꾸 언급하는 것일까?

남초윤은 코를 훌쩍이더니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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