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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7화

육지율이 전부 들었다.

남초윤은 온몸이 얼어붙었다.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육지율을 본 남재원은 어리둥절했다. 얼굴의 분노와 포악함은 빠르게 사라졌다. 카멜레온처럼 얼굴이 갑자기 변했다.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반겼다.

“사위, 갑자기 여기에 어쩐 일이야? 한밤중에, 윤이를 데리러 온 거야? 어서 와. 우리에게 말도 안 하고...”

육지율은 긴 다리를 성큼성큼 내딛더니 도자기 조각을 밟으며 한 걸음씩 다가왔다.

얼굴에는 그 어떤 감정도 없었다. 목소리도 덤덤했다.

“저녁에 초윤 씨에게 여러 번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왔어요.”

남재원은 웃으며 나무랐다.

“하, 무슨 일이 생기기는! 전화벨 소리를 못 들은 거겠지! 윤이야, 너도 참! 남편 전화도 안 받아? 못 됐어!”

육지율은 남초윤을 노려봤다. 그 어떤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못 들은 거예요. 아니면 받기 싫은 거예요?”

남재원이 대신 말했다.

“못 들은 게 틀림없어...”

육지율은 바로 한마디 했다.

“장인어른에게 물은 거 아닙니다.”

말투가 날카롭다.

남초윤은 속눈썹을 떨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재원은 얼른 그녀를 밀치며 낮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재촉했다.

“빨리 잘못했다고 해. 그러면 이 일은 지나가는 거야!”

잘못을 인정하면 그냥 넘어갈 수 있을까?

하지만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모두 모두 털어놓았다.

예전처럼 계속 아무렇지 않게 지낼 수 있을까?

남초윤은 심호흡을 한 뒤 천천히 그의 어두운 시선과 마주했다. 입을 벌렸지만 한참 후에야 비로소 소리를 낼 수 있었다.

“나는...”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남재원이 남초윤을 홱 밀어붙였다.

“사위, 늦었어. 일단 윤이 데리고 먼저 집에 가! 젊은이들의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잖아. 침대 머리맡에서 싸웠다가 침대 끝에서 화해하는 것이지! 방금 우리와 싸운 이유도 남씨 집안 사업이 계속 육 서방의 지원을 받는다고 얼굴을 못 들겠대. 육 서방이 항상 우리를 도와주기 때문에 화가 나서 그런 말을 한 거야!”

문명희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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