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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4화

파란 퀵 서비스 옷을 입은 남자는 택배를 배달하고 위층에서 내려왔다.

경계하며 주위를 둘러보더니 동네를 빠져나와 검은색 차 안으로 들어갔다.

차에 오르자마자 얼굴을 찡그리며 입고 있던 옷을 벗었다.

그는 고개를 살짝 들어 백미러를 바라봤다. 귀밑머리 쪽 피부가 약간 주름져 있었다.

날카로운 눈빛에 언뜻 언짢은 기분이 스쳤다. 이내 명령조로 말했다.

“얼굴 가면 맡은 사람더러 기술에 좀 신경 쓰라고 해. 가면이 얇고 피부에 닿지 않잖아!”

보면 볼수록 짜증이 났다. 손을 들어 쓰레기 같은 가면을 벗자 잘생기고 사악한 모습이 드러났다.

앞서 운전하던 기사 은독이 대답했다.

“네, 도련님. 주명은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진짜로 배현수와 싸울 수 있을까요?”

뒷좌석의 남자는 반지를 끼고 있었다.

가면을 벗자 카리스마가 한순간에 돋보였다. 조금 전 퀵 서비스 직원과 완전히 딴판이다.

재웅이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보통 사람을 우습게 보지 마. 주명은처럼 위로 올라가려고 애쓰는 사람을 우습게 봐서는 안 돼. 바둑알일 뿐이야. 잘 쓰이면 좋은 것이고 쓸모가 없어도 상관없어. 그건 그렇고 그 배신자의 행방은 찾았어?”

은독이 대답했다.

“백소미의 행방은 아직 못 찾았습니다. 제 생각인데...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719부대에 들어간 것 같아요.”

재웅은 냉소를 흘리며 이를 악물고 욕을 퍼부었다.

“쓰레기!”

“도련님, 저희는 지금 매일 신분이 바뀌어요. 오늘처럼 혼자 배현수 씨 집에 들어갈 수도 있고요. 이참에 조유진을 그냥 잡는 것은 어떨까요?”

“조유진을 잡자고? 눈은 뒀다 뭐 하는 거야? 여기가 어디인지 좀 봐봐? 대제주시에서 조유진을 잡자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살아서 대제주시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아? 배현수가 가만히 있을까?”

조유진을 잡기 위해 목숨을 바친 것은 가치가 없는 일이다.

은독은 주저하며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우리끼리 온 겁니다. 힘이 부족해요. 그러다가...”

재웅은 칼날처럼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으며 소리쳤다.

“무서우면 스페인으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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