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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9화

“나는 너와 달라. 너는 힘든 삶을 살아본 적이 없어. 난 대학 다닐 때부터 정설혜가 내 생활비를 깎았어. 그래서 난 자주 밥 먹을 돈도 없었어. 나는 이미 고생에 익숙해졌어.”

고생은 고생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간다.

고생을 기꺼이 받아들일수록 고생이 더 많이 찾아온다.

남초윤은 진심으로 그녀 대신 기뻐한다는 듯이 말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너는 꼭 잘 될 거야. 나는 네가 정말 부러워. 돈도 잘 버는 데다가 물욕도 없지. 유진아, 너 혹시 도를 닦으러 온 거야?”

조유진은 웃음을 자아내며 말했다.

“나도 그 정도는 아니지. 나도 예쁜 걸 보면 사고 싶어. 하지만 내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지. 길가에 핀 장미처럼 말이야. 그냥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면 돼. 굳이 따지 않아도 되잖아.”

남초윤은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엉엉 울었다.

“너와 비교하면 나는 정말 속물이야. 선녀야, 우리 빨리 가자. 안 그러면 내가 매장으로 돌아가서 유설영이랑 그 백을 빼앗고 싶어지면 어떡해!”

조유진은 피식 웃으며 그녀를 에스컬레이터로 끌고 갔다. ”“그럼 빨리 가자!”

…오후 7시가 되었다.

조유진은 몇 군데 레스토랑을 더 골라 시식했다. 한 바퀴 돌았지만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다.

배가 부른 남초윤이 말했다.

“가서 한잔할까? 내가 쏠게!”

오늘 식사는 모두 조유진이 계산한 것이다.

조유진이 웃으며 물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며?”

남초윤은 그녀의 팔짱을 끼고 술집으로 향했다.

“마실 거 사주는 돈은 있지! 이제 이혼해서 정말 가난뱅이로 되면 너한테 다 사달라고 해야지.”

말이 떨어지자마자 조유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배현수의 전화였다.

남초윤은 가엾은 척하며 애원했다.

“집에 가라고 재촉하려는 게 틀림없어. 거절하고 나랑 같이 있어 줘. 나는 요즘 정말 슬프단 말이야.”

조유진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배현수가 물었다.

“아직 집에 안 들어갔어? 어디 있어, 내가 차 몰고 데리러 갈까?”

남초윤은 조유진에게 달라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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