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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

육지율은 시동을 걸고 남초윤을 상관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조수석에 있는 남초윤은 웅크리고는 무슨 슬픈 일이 떠올랐는지 조용히 훌쩍이기 시작했다.

그는 사람을 달래는 것을 정말로 싫어했다. 어릴 때부터 주위 사람들은 그에게 아부하고 비위를 맞추기 바빴기 때문에 그가 다른 사람을 달랠 필요는 없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굽신거리고 부탁을 해왔다.

하지만 남초윤의 울음소리는 점점 커졌고 눈도 점점 더 빨개졌다.

육지율은 짜증스럽게 미간을 찡그렸다.

“왜 또 울어요? 가방 샀잖아요?”

남초윤은 하이힐을 벗어 던지고 긴 다리를 좌석 위에 웅크린 채 얼굴을 무릎에 묻고는 울먹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가방들은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던 걸... 난 그냥 좋아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한 번 가지게 되면 놓기 싫어지니까.

그녀는 슬픔에 빠져 눈물을 흘렸다.

육지율의 가슴 속에는 무시할 수 없는 불안이 점점 커져갔다.

그는 결국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기울여 좌석 아래 떨어진 가방을 집어 그녀의 품에 안겨주었다.

그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가방은 당신 거예요. 내가 그렇다고 했잖아요.”

남초윤은 울면서 억울해했다.

“하지만 유설영도 이 가방을 가지고 있어요...”

육지율은 어이가 없어 웃었다.

“... 그녀가 자기 카드로 샀는데 내가 그녀더러 버리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남초윤은 가방을 그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그럼 난 필요 없어요. 너무 더럽거든요.”

“...?”

남자는 잠시 멈춰 그녀를 뚫어져라 바라보더니 눈살을 찌푸리며 미소를 지었다.

“가방을 말하는 거예요. 사람을 말하는 거예요?”

“...가방.”

육지율은 갑자기 몸을 기울여 큰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싸고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유설영이 몇 개의 가방을 가지고 있든 무슨 가방을 가지고 있든 난 상관없고 당신도 상관할 필요 없어요. 하지만 내가 보장할 수 있는 건 지금 이 순간 그 자식은 당신 거라는 거예요. 이렇게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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