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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엄마도 네가 잘 지내길 바라. 만약 이혼하면 고객사들은 두 번 다시 너의 아빠와 사업을 하지 않으려 할 거야. 그러다가 회사 상황이 더 나빠지면 우리 셋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본 적 있어? 그러면 너의 아버지는 너를 키울 수도 없고 너도 우리 두 노인을 부양할 수 없을 거야.”

말이 점점 뒤로 갈수록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확연히 변했다.

“내가 한 말 잘 생각해 봐.”

문명희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울며 겨자 먹기로 이렇게 말했다. 분명 강요하는 말투가 아니었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는 마치 칼날처럼 남초윤의 가슴을 무차별하게 찔렀다. 찌르자마자 피가 나는 듯했다.

사실 문명희는 남재원보다 더 대단하다. 항상 자기 딸인 남초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다.

물론 문명희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이혼하는 순간 고생길이 열린다.

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은 옷방 바닥에 앉아 부동산중개인에게 연락했다.

이혼 얘기를 쉽게 꺼내지 않는 육지율이었지만 일단 꺼낸 이상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뜻이다.

정말 막다른 목에 이르면 먼저 소정 별장을 떠나 자력갱생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

원래 아파트와 차는 남재원이 사준 것이기에 만약 남재원이 그녀가 육지율과 이혼한 것을 안다면 분명 집과 차를 회수할 것이다.

집을 찾고 지하철을 타고 값싼 음식을 먹는 것... 남초윤은 자신이 버틸 수 있을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첫걸음을 떼지 않으면 영원히 불가능하다.

...

한편 배현수는 조유진을 데리고 요양원에 왔다.

예지은은 조유진을 보자마자 겁에 질려 배현수의 뒤로 숨어버리더니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쟤는 안정희의 딸이야. 나는 만나고 싶지 않아. 아들아, 저 애를 보내. 보내라고...”

배현수는 들썩이는 예지은의 어깨를 움켜쥐며 말했다.

“안정희의 친딸이 아니라 수양딸이에요. 우리 집안과 원한이 없다고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젓는 예지은은 정신이 확실히 현저히 통제 불능이 된 듯했다.

“아니야. 복수하러 왔어. 우리에게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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