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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분위기는 순간 정체되었다.

배현수의 도도한 얼굴에 예지은의 손톱에 긁힌 옅은 핏자국이 두 줄 나 있었다.

너무 깜짝 놀란 예지은은 당황하며 중얼거렸다.

“내가 그런 거 아니야. 정말 내가 그런 거 아니야. 너희 다 가, 모두 가!”

예지은은 제정신이 아니지만 조유진을 두려워하는 것은 분명했다. 자신이 그녀를 해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고 복수하러 온 것일까 봐 많이 두려운 듯했다. 만약 예지은이 말한 ‘원한'이 안정희와 무관하다면... 그럼 예지은의 ‘복수'는 무슨 복수일까?

의심이 든 조유진은 예지은에게 무심코 물었다.

“어머니, 혹시 이전부터 제가 누군지 아셨어요?”

예지은은 머리를 감싸 쥐더니 울며 애원했다.

“옥패를 돌려줄 테니 더 이상 찾아오지 마. 내가 잘못했어. 내 아들을 탓하지 마. 이 아이와는 아무 상관이 없어...”

“옥패요?”

조유진은 예지은에게 다가가 확실하게 물어보려고 했다.

배현수의 미간은 벌떡벌떡 뛰고 있었지만 얼굴빛은 흔들리지 않은 얼굴로 조유진을 끌어당기며 말했다.

“잠깐 밖에서 기다려. 감정이 불안정해서 또 다칠 수 있으니 멀리 떨어져 있어.”

조유진은 배현수를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더 이상 묻지 않고 대꾸했다.

“네, 나가서 기다릴게요.”

조유진은 밖으로 나간 뒤 더 이상 병실로 돌아가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

예지은이 사람을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옥패를 돌려주겠다고 한 건 어떻게 된 일일까?

배현수도 뭔가 숨기고 있는 듯했다.

문득 연말에 진주시로 출장 갔을 때 배현수가 진주시까지 와서 함께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 그 사이 간병인이 전화를 걸어와 실수로 예지은의 옥패를 부쉈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배현수의 표정은 곤란한 일이 생긴 것처럼 복잡해 보였다.

그때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배현수는 대충 에둘러댔다.

단지 배현수의 친어머니와 관련된 일이기에 걱정하는 것이라 생각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일어난 사소한 것들을 연결해 보면... 그 옥패는 본인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설마 다른 사람이 조유진을 데리고 갈 때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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