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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3화

조유진은 깜짝 놀랐지만 그가 드디어 무슨 말이라도 털어놓으려는 줄 알았다.

하지만 배현수는 그녀의 귀에 입을 맞추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에 네가 잠들었을 때, 손가락으로 너에게 약을 발라주다가 그만 또 통제력을 잃었어.”

귀까지 벌겋게 달아오른 조유진은 배현수를 노려보며 말했다.

“나에게 말할 게 이것뿐이에요?”

배현수의 눈빛은 어두웠지만 평온한 안색으로 예전처럼, 심지어 장난까지 섞어서 말했다.

“뭘 더 설명하라는 거야? 통제 불능한 뒤 어떻게 했는지 설명할까?”

조유진은 입술을 달싹이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배현수는 그녀의 손을 잡더니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는 나와 결혼하는 것이지 우리 어머니와 결혼하는 게 아니잖아. 우리 어머니가 싫으면 앞으로 그곳에 안 데려갈게. 오늘 너를 놀라게 한 것은 확실히 어머니가 잘못했어. 나도 생각이 짧았고.”

“놀라지는 않았어요. 그냥 궁금해요. 옥패를 돌려주겠다고 하는 것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조유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엄씨 사택에서 전화한 것이다.

걸려온 전화를 본 조유진은 잠시 멍해진 채 바로 받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는 배현수가 말했다.

“엄 어르신이 섣달 그믐날 오라고 전화한 것 같은데 왜 안 받아?”

조유진은 더 이상 옥패를 묻지 않고 전화를 받았다. 배현수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을 조유진도 더 이상 캐묻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고문을 해도 소용없을 것이다.

조유진은 감정을 억누르며 일부러 한마디 했다.

“아버지가 섣달 그믐날 성남으로 내려오래요. 친어머니 제사를 지내자고요. 특별히 한마디 했는데 호적에 없는 사람은 데려오지 말라고 했어요.”

섣달 그믐날 바로 내일이다.

그런데 배현수는 반박하기는커녕 바로 찬성했다.

“그럼 내일 공항까지 데려다줄게. 성남으로 가서 엄 어르신과 선유랑 설 잘 보내.”

그럼 그는?

남아서 예지은과 함께 섣달 그믐날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그녀가 대제주시에서 머물다가 예지은에 대해 뭔가를 알아낼까 봐 두려운 것일까?

그날 밤, 서로 걱정이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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