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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침대 사진? ?

이 세 글자는 배현수를 완전히 화나게 했다.

남자의 시커먼 눈동자는 잔뜩 움츠러들었고 가슴팍에 쌓인 울화통 때문에 숨이 점점 더 가빠졌다.

예지은의 갑작스런 실종만으로도 충분히 화가 나 있는 상태인 데다 조유진마저 다시 성남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배현수는 하루 종일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무릎 위에 늘어뜨린 손은 어느새 주먹을 꽉 쥐었고 눈꺼풀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배현수는 눈을 감고 불편한 느낌을 억지로 누르며 네티즌의 말에 답장하지 않고 대신 조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이나 전화했지만 조유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숨을 내쉬며 어쩔 수 없이 제일 아니꼽게 여기던 엄창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한참 동안 울린 후에야 연결되었다.

전화기 너머의 엄창민이 통화 버튼을 누르고 ‘여보세요’라고 미처 말을 꺼내기도 전에 조유진의 고통스러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창민 오빠... 나 너무 괴로워요...”

엄창민도 전화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조유진에게 집중했다.

“힘들어? 어디가 아파?”

“온몸이 간지러워요...”

온몸에 천만 마리의 개미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

조유진은 무의식적으로 목덜미,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다. 손끝에 힘을 주자 하얀 피부에 금세 핏자국이 하나둘씩 잡혔다.

엄창민은 황급히 그녀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환희야, 함부로 긁지 마!”

“못 참겠어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하며 아름다운 것이 마치 비 오는 밤에 수양버들이 하늘하늘 날리는 것 같았다.

이 목소리는... 평소 계곡의 맑은 샘물처럼 청량한 목소리와는 사뭇 달랐다.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있는 배현수의 얼굴은 점점 차가워졌고 검은 눈동자는 더더욱 두꺼운 얼음으로 얼어붙은 것 같았다.

“엄.창.민. 대체 유진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남자의 얼음장 같은 매서운 목소리가 전화기를 통해 차갑게 전해졌다. 분노가 들끓고 있었다.

검정색 벤틀리 차 안.

엄창민은 마구잡이로 움직이는 손을 잡으며 배현수에게 말했다.

“내가 환이에게 뭘 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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