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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5화

남초윤은 주먹을 쥐고 스스로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말했다.

“김성혁 인터뷰를 가지 않은 건 당신 때문이 아니에요.”

이 말을 들은 남자는 잠시 멍해졌지만 이내 무심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상관없어요. 별일 없었으니까 됐어요.”

이유 따위 육지율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오직 결과에만 신경을 썼다.

육씨 집안 사모님이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말이다.

남초윤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육지율 씨, 왜 유설영과 결혼하지 않았어요?”

육지율은 심플하게 대답했다.

“할아버지가 싫어해서요.”

“그럼 나는요?”

육성일이 유설영을 싫어하면 남초윤은 좋아하나?

하지만 남초윤은 육씨 집안에 갈 때마다 어른들과 겉치레뿐인 인사만 주고받았을 뿐, 다른 것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권위가 높은 육성일은 당연히 아랫사람을 괴롭히는 데 힘을 쏟지 않는다. 게다가 그녀는 육지율의 아내인 만큼 어느 정도 체면을 줘야 한다.

남초윤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은 단지 육지율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런 친절함은 영원히 겉치레뿐이고 육지율처럼 육씨 집안 전체에 대해 소외감이 느껴졌다.

높은 자리에 오래 있었던 사람이 다 그런지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높은 곳에 오래 있으면 자연스레 가면을 쓴 채 사람들과 어울리는 버릇이 생기게 된다.

사랑을 말하고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억지스러운 것처럼 보인다.

육지율의 대답은 여전히 진심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심플했다.

“적어도 유설영만큼 당신을 싫어하지는 않아. 당신은 나와 결혼한 것이지 할아버지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잖아. 할아버지 생각에 그렇게 신경 쓸 필요가 없어. 우리는 이미 부부이고 할아버지가 아무리 내키지 않아 하셔도 우리 앞에서는 참아야겠죠, 어떻게 할 수 없잖아요.”

말이 끝날 때쯤, 그는 짜증이 난 듯 미간을 약간 찌푸렸다.

“남초윤 씨, 하루 종일 허튼 생각만 하지 마세요.”

남초윤은 눈앞이 점점 흐려지는 듯했다. 어찌 된 일인지 더 이상 깊이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일 저녁, 같이 육씨 가문에 가서 저녁 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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