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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9화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한참 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배현수가 겨우 입을 열었다.

“너희 엄마가 나를 모함하는 거잖아.”

이 말은 선유에게 대답한 것이기도 했지만 조유진을 보고 한 말이기도 했다.

조유진은 어리둥절해 하며 선유에게 말했다.

“엄마도 생일선물 준비했어. 평안을 기원하는 자물쇠야. 새 옷도 한 벌 샀는데 이따가 마음에 드는지 입어 봐.”

선유는 앙증맞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응! 엄마가 사주는 건 다 좋아!”

잠시 후 위층에서 내려온 엄창민의 손에는 선물세트가 들려 있었다.

“선유야, 너의 생일이니까 나도 선물 준비했어! 열어봐.”

지체없이 선물세트를 뜯은 선유는 작은 손으로 박스 안에서 작은 왕관을 들고 나왔다. 특이한 것은 왕관은 순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왕관 위에는 알록달록한 보석이 박혀 반짝반짝 빛났다.

선유는 깜짝 놀라 외쳤다.

“와! 너무 예뻐요!”

엄창민은 선유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공주님, 한번 써보세요.”

녀석은 작은 왕관을 들고 자신의 머리에 올렸지만 삐뚤어지자 조유진이 손을 들어 몇 번 조정해줬다.

선유는 작은 입을 벌리며 말했다.

“창민 아저씨, 선물 고마워요! 마음에 들어요!”

그 말에 엄창민이 대답했다.

“그렇게 좋으면 앞으로 아저씨라고 부르지 마.”

이해하지 못한 선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럼 뭐라고 불러요? 아버지께서 엄창민이라고 부르는데 그럼 나도 엄창민이라고 불러도 돼요?”

엄창민은 하하 웃으며 말했다.

“삼촌이라고 불러봐!”

선유는 바로 말했다.

“삼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녀석은 또랑또랑한 목소리에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며 엄창민의 비위를 맞췄다.

의자에 기대어 있던 친아버지는 순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작은 선물에 조카딸 하나 공짜로 얻었네.”

선유는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

“아빠, 삼촌이 엄마에게 얼마나 잘해주는데요. 아빠가 없을 때 삼촌이 우리를 돌봐 줬어요!”

어린아이들이 거짓말을 못한다고는 하지만 지금 이 말은 불 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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