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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3화

성남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술자리는 방금 끝났다.

재웅이 차에 앉자 스페인에서 걸려온 암호화된 전화번호가 휴대폰에 걸려왔다.

이어 전화기에서 웅장하고 위엄 있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웅아, 내일이 섣달그믐이라 아버지가 너를 위해 큰 선물을 준비했어.”

재웅이 입꼬리를 올렸다.

“가주님이 무슨 큰 선물을 준비하셨을까요?”

“너의 원수인 예지은. 아직 살려뒀으니까 네가 와서 처리해.”

깜짝 놀란 재웅은 눈을 부릅뜨더니 억지웃음을 지었다.

“가주님의 큰 선물, 너무 감사합니다.”

통화를 끝낸 재웅은 휴대폰을 옆에 던지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교활한 늙은이 같으니라고!”

이 늙은이가 예지은을 잡은 이유가 그에게 섣달 그믐날의 선물을 주기 위한 것임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늙은이가 이렇게 경솔하게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속 페달을 밟자 검은 차가 어두운 밤을 헤쳐나갔다.

...

대제주시.

검은색 쿨리넌은 소정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

육지율은 별장에 들어간 후 차 키를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내려놓았다.

오늘은 설날이다.

남초윤의 야식으로 만두를 빚던 진씨 아주머니가 육지율을 보고 물었다.

“도련님, 만두 좀 드시겠습니까?”

육지율이 안 먹겠다고 말하려 할 때, 남초윤이 마침 위층에서 내려왔다.

문명희의 말을 떠올린 남초윤은 결국 타협하는 태도로 물었다.

“엄마가 내일 점심에 밥 먹으러 오래요, 가기 싫으면 거절할게요.”

육지율이 가기 싫다고 하면 문명희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육지율은 눈꺼풀을 치켜올리더니 희미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눈빛은 희로애락을 알 수 없었다.

“당신이 가고 싶지 않은 거야, 아니면 내가 가지 않기를 바라는 거야?”

남초윤은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러자 육지율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그녀 옆을 스쳐지나며 말했다.

“내일 점심에 당신 부모님 댁에 먼저 갔다가 저녁에 우리 본가로 가서 저녁 먹어.”

육지율이 이렇게 흔쾌히 대답할 줄 몰랐던 남초윤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육지율이 위층으로 올라간 후, 남초윤은 식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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