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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마음이 너무 아픈 엄준은 엉겁결에 엄창민을 바라보았다.

“안 되면 너라도...”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기에 엄준도 어쩔 수 없었다.

엄창민은 난처해하며 실소를 터뜨렸다.

“아버지, 진짜로 내가 나서면 내일 아침 환희가 저를 칼로 찔러 죽이지 않을까요?”

엄준은 급한 마음에 주저하며 왔다 갔다 했다.

이때 마당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

이어 누군가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집안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도 집사의 눈이 번쩍이더니 이내 소리쳤다.

“어르신, 도둑놈 사위가 왔어요!”

너무 감격스러운 나머지 그만 사실대로 말해버렸다.

입이 방정이지... 도 집사는 손을 들어 자기 뺨을 세게 때렸다.

황급히 배현수를 위층으로 안내하며 말했다.

“드디어 오셨네요! 아가씨가 곧 얼어 죽을 것 같아요!”

배현수는 밤새 운전해 성남으로 왔다. 밖에 눈이 내리고 있어 코트에는 아직도 겨울밤의 매서운 추위가 감돌고 있었다.

얼굴빛은 더욱 어두웠다.

“누가 몸을 담그라고 했습니까!”

엄창민이 대답했다.

“환희 스스로 요구한 거야.”

배현수는 엄준에게 인사할 틈도 없이 욕실로 뛰어들었다.

조유진은 옷을 입은 채 욕조에 앉아 온몸을 웅크린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배현수는 그녀를 찬물에서 번쩍 안아 올렸다.

옆에 있는 하녀를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

“문 닫고 나가세요. 내가 돌볼 테니.”

“네...”

하인이 나가 욕실 문을 닫자 문밖에 있던 엄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둑놈 사위가 그래도 제때 와서 다행이야.”

...

욕실 안에서 배현수는 젖은 조유진의 차가운 셔츠를 전부 벗겼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차가웠던 피부에 뜨거운 기운이 느껴지자 조유진은 움츠러들었다.

온몸이 너무 차가워서 뜨거운 물로 직접 샤워할 수 없다. 조금씩 열을 올려야 했다.

배현수는 두껍고 건조한 커다란 목욕타올을 잡아당겨 그녀의 몸을 감싼 뒤 그녀를 안고 침실 침대로 옮겼다.

3시간 가까이 찬물에 몸을 담근 조유진은 지금 머리가 너무 어지러워 제정신이 아니다.

방안에는 부드럽고 따뜻한 오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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