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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9화

그의 질문하는 어조는 차갑고 딱딱했으며, 어떤 온기도 없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강한 의심이 깃들어 있었고, 그 탐구하는 듯한 시선은 사랑이나 질투가 아닌, 습관적인 심문과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육지율은 겉으로는 무심한 듯 누구와도 농담 몇 마디 주고받을 수 있었지만, 내면은 정말 차가웠다.

아무리 끓는 물을 부어도 순식간에 얼어버릴 정도로 말이다.

결혼 첫 해 그녀의 생일에, 육지율은 누군가에게 부탁해 거의 3미터 높이의 거대한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그녀에게 선물했다.

그날 밤, 그는 그녀 뒤에 서서 그녀를 안고 귓가에 속삭였다.

“육씨 가문 사모님, 생일 축하해요.”

육지율 같은 남자는 정말 잘생기고 돈도 많아서, 조금만 적극적으로 나서고 돈을 좀 써서 낭만을 만들어내면, 어떤 여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겠는가?

남초윤은 평범한 사람이었고, 육지율은 그녀의 취향에 완벽하게 부합했으며, 또 재력도 좋았다. 마음이 흔들리는 건 인지상정이고,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였다.

그때 그녀도 문명희의 말을 듣고 그와 잘 지내보려고 생각했다. 육지율과 시간이 지나면서 정이 들어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다음 날, 그가 뉴욕으로 날아가 유명 주얼리 디자이너를 데리고 고급 사립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모습이 파파라치에 찍혔다.

물론, 그 가십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지도 않았고, 심지어 공개되지도 않았다.

남초윤은 연예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 국내외의 모든 소식을, 크고 작은 것 할 것 없이 거의 최전선에서 접했다.

그 주얼리 디자이너의 이름은 미네티, 중국 이름으로는 하주연이라고 했다. 디자인 재능이 뛰어난 신진 디자이너로, 해외에서 많은 디자인 대상을 수상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화려하고 빛나는 직업여성이 기꺼이 제3자가 되어, 심지어 육지율의 아이까지 임신하려 한다는 걸 상상도 못했다.

남초윤은 이 3년간의 무사랑 결혼 생활 동안 육지율이라는 달콤한 사탕수수 같은 남자에게 여러 번 마음이 흔들렸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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