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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조유진이 진짜로 추가하라고 할 줄은 몰랐다.

배현수는 휴대전화를 손에 쥔 채 조롱 섞인 얼굴로 말했다.

“그럼 진짜 추가한다?”

주명은, 이 여자는 거머리처럼 교훈을 주지 않으면 절대 떨쳐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배현수는 인증 메시지를 눌렀다.

조유진은 그가 진짜로 추가할 줄 몰랐다.

하지만 상관없다.

다만 걱정이 됐다.

“말조심해요. 너무 지나치지 말고요.”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린 채 진지하게 물었다.

“이 여자가 너의 목숨을 구해준 적이 있어?”

조유진은 입꼬리가 떨렸다.

“아니요. 그냥 옛정이 있잖아요.”

옛정?

배현수는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방해꾼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조유진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

“조유진 씨, 밖에 도대체 빚이 얼마나 있는 거야?”

그에게 빚진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는가 보다.

남초윤, 엄명월, 심미경, 신준우, 엄창민... 이 사람들은 됐다고 쳐도 주명은은 어디서 튀어나온 것인지 모르겠다.

조유진은 웃으며 이마를 짚었다.

“빚진 거 없어요. 현수 씨 말고는. 왜 자꾸 초윤이처럼 이 사람, 저 사람과 엮으려 하는 거예요. 나는 현수 씨와 제일 잘 어울려요. 제일. 됐죠?”

이 말은 그런대로 마음에 들었다.

배현수가 물었다.

“그럼 주명은은 또 어떻게 된 거야?”

조유진은 연못가에 서서 장미의 뿌리를 잘라 꽃병에 꽃을 꽂으며 대답했다.

“1학년 때 룸메이트였어요. 여자 넷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가정형편이 좋고 용돈도 많았죠. 내 기억이 맞다면 걔 이름이 조진영이었을 거예요. 그때 롤리타가 유행했거든요. 롤리타가 뭔지 알아요?”

배현수는 당연히 모른다.

조유진이 말했다.

“롤리타는 좀 더 달콤하고 복고적인 궁전 스타일의 옷이에요. 지금도 거리에 젊은 여자들이 많이 입고 있죠. 정품 롤리타 한 세트는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까지 해요. 그때 조진영이 비싼 돈을 주고 한 벌을 샀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옷이 사라졌어요.”

배현수는 뭔가 어렴풋이 알아맞힐 것 같았다.

“설마 네가 훔쳤다고 생각하는 거야?”

조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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