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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5화

한편, 남씨 집안의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별장에서는 날이 선 말투로 싸우는 목소리가 들렸다. 도자기가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는 조용한 한밤중에 유난히 귀에 거슬렸다.

남재원은 빨래건조대를 들고 남초윤을 가리켰다.

“먹여주고 재워주고 키워주느라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갔는데. 애써 육씨 집안에 시집보냈더니 인제 와서 나에게 고함을 질러? 김성혁, 그 자식이 뭔데? 육씨 집안보다 돈이 더 많고 권력이 더 센 거야?”

남초윤은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

“대체 무슨 근거로 김성혁을 모욕하는 것인데요? 처음부터 우리 두 사람은 같이 있었어요.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한 것은 그렇다 쳐도 무슨 근거로 성혁 씨를 모욕하는데요? 그러고도 내 아빠라고요!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당신이에요. 나를 육씨 집안에 억지로 시집보내지만 않았어도 지금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예요!”

“나를 원망하는 거야?”

남재원은 우스갯소리를 들은 듯 말했다.

“고개 한 번 숙여 봐. 입고 있는 옷, 들고 있는 가방 중 어느 것이 더 싸? 처음에 김성혁 그 빈털터리와 함께 있는 것을 막지 않았다면 지금쯤 거리에서 밥이나 구걸하고 있겠지!”

남초윤은 가슴을 쓸어내리더니 두 눈을 빨갛게 부릅뜬 채 남재원을 바라봤다. 그리고 또박또박 말했다.

“밥을 구걸해도 내 선택이에요! 남재원 씨, 나에게 선택의 기회를 준 적 있어요? 나를 육씨 가문에 들여보낸 게 진짜 나를 위한 거예요? 아니잖아요! 본인을 위한 거잖아요!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무슨 재벌 꿈을 꾸는 거예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내가 육씨 가문에서 얼굴을 못 드는 일도 없었을 거예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김성혁과 헤어지지 않았을 것이고요! 당신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 이혼할 용기조차 없지는 않았을 거예요!”

“이혼? 대체 또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경고하는데 고집을 부리더라도 이혼은 안 돼! 이혼하는 순간 때려죽일 테니까!”

남재원은 ‘이혼’이라는 두 글자에 벌컥 화를 냈다.

빨래건조대를 들고 남초윤을 향해 휘둘렀다.

옆에서 눈물을 훔치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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