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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예를 들어 자기가 부자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부자라고 생각하는지 묻지 않는다. 너무 어리석다.

돈이 많다는 것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기 때문이다.

조유진 같은 여자도 다른 사람에게 자기가 예쁘냐고 묻지 않는다. 예쁜 것은 모두가 인정한 사살이다. 더 이상 필요 없다.

주명은은 어리둥절했다.

조유진은 배현수의 입을 막으려 했다.

정말 배현수는 심각한 독설가이다!

주명은은 심한 충격을 받은 듯 울 듯 말 듯 했던 얼굴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조유진은 티슈를 뽑아 건넸다.

“이 사람이 사람 보는 눈썰미가 없어. 마음에 담아두지 마.”

다행히 이때쯤 주명은이 사는 동네에 도착했다.

조유진은 길가에 차를 세웠다.

주명은은 그들과 작별을 고하고 차에서 내렸다.

차에서 내리자 배현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조수석 쪽 창문을 열고 잠시 숨을 돌렸다.

차 안의 공기가 바뀌었다.

배현수는 그제야 물었다.

“도대체 누구야?”

조유진은 깜짝 놀랐다.

“정말 기억 안 나요? 예전에 내 룸메이트였잖아요.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은 적도 여러 번이고요.”

기억력이 이렇게 좋은 사람이 아직도 기억해내지 못한다고?

배현수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검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방해꾼?”

조유진은 피식 웃었다.

“다른 사람을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현수 씨를 건드린 적도 없는데.”

그는 예전부터 주명은에게 무감각했다.

하루 종일 조유진에게 들러붙어서 그들의 방해꾼이나 다름없었다. 오늘처럼 말이다.

배현수는 조유진이 자유롭게 친구를 사귀는 것에 간섭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주명은은 티가 너무 많이 났다.

담담하게 주의를 주었다.

“속셈이 너무 많아.”

조유진은 그저 ‘네’라고 대답한 뒤 말했다.

“집에 데려다주는 것으로 마지막 신세 갚는다고 생각해요. 더 이상 연락하지 않을 거예요.”

몇 년 동안 연락이 끊겼을 때 갑자기 나타난 옛 동창들은 십중팔구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있다.

주명은이 배현수 혹은 조유진에게 다른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조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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