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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조유진과 배현수는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스타일이다. 낯선 친구와 빨리 친해지는 타입이 아니다.

특히, 이 사람은 친구라고 할 수 없다.

배현수와 주명은은 어떠한 친분도 없다.

조유진은 고개를 옆으로 돌려 배현수를 힐끗 쳐다봤다.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확실히 내키지 않는 모양이다.

“다음에 시간 될 때 봐. 현수 씨가 다음 주에 석식이 있어서.”

주명은은 약간 아쉬워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배 선배님, 정말 바쁘시네요. 그럼 유진아, 너는? 지금 일을 하지 않으니 시간 나면 밥 먹고 쇼핑할 수 있잖아?”

조유진이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배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유진이도 시간이 없어요. 나와 같이 있어야 해서.”

주명은은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

“유진아, 너 왜 이렇게 딱 달라붙어 다녀? 하긴, 지금은 사람의 마음이 제일 무섭다니까?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그러니까 너도 잘 지켜보고 있어. 안 그러면...”

배현수는 미온적인 어조로 그 말을 끊었다.

“뭔가 잘 못 알고 있는 것 같아요. 유진이와 떨어지려 하지 않는 사람은 나에요.”

주명은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렇군요... 선배처럼 좋은 남자 별로 없어. 유진아, 소중히 여겨야 해요.”

배현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이 난 듯 조유진에게 말했다.

“앞 잘 보고 운전해. 조금 잘 테니까 도착하면 불러.”

그 말뜻은 모두 닥치라는 것이다.

이 사람은 성격이 정말 별로이다.

조유진은 웃음을 참으며 아무 말 없이 운전을 계속했다.

차 안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한참을 침묵하던 주명은은 참지 못하고 뒷좌석에서 앞으로 몸을 기울여 차를 몰고 있는 조유진에게 물었다.

“유진아, 손가락에 낀 다이아몬드 반지가 너무 크네. 아주 비싸지? 얼마야?”

조유진도 사실 정확한 가격은 모른다.

“잘 모르겠어. 아는 사람이 이미 자고 있네.”

주명은은 조금 놀란 표정이었다.

“궁금하지 않아?”

“응, 별로.”

일부러 잘난 척하는 게 아니라 지금 배현수로서는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저 공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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