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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이 질문에 계단교실 맨 뒷줄에 앉은 조유진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남초윤이 다가와 빙그레 웃었다.

“배 대표님, 이젠 실명을 거론할 때가 됐지?”

조유진은 갑자기 대인기피증이 심해졌다.

너무 큰 계단교실이 한눈에 봐도 온통 사람뿐이다. 적어도 500명은 된다.

조유진이 물었다.

“촬영 다 했어?”

남초윤은 그녀의 마음을 한눈에 꿰뚫어 봤다.

“다 찍었어, 왜, 도망가려고?”

교탁 위에서 배현수는 맨 뒷줄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사람 머리 너머로 조유진과 배현수의 시선이 마주쳤다.

배현수가 학생 질문에 답하려 할 때, 조유진은 남초윤은 허리를 숙인 채 도둑질하듯 뒷문으로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마이크를 들고 있는 배현수는 몰래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고 웃으며 대답했다.

“우리 학교 학생이에요. 여러분들의 선배님입니다.”

그러자 한 학생이 물었다.

“선배님 이름이 뭐예요? 어느 학번 어느 학과인가요?”

조유진은 ‘무사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배현수는 웃으며 말했다.

“구체적인 이름은 말하지 않을게요. 수줍어하는 편이라 유명해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추후 결혼생활이 상관없는 사람에게 방해받는 것도 원하지 않아요. 방금 말한 사적인 감정은 그저 재밌는 이야깃거리라고 생각하세요.”

계단교실 안은 여유로운 분위기였지만 공부를 하는 곳에서 사랑 타령은 적절치 않았다.

...

조유진과 남초윤은 계단교실을 나와 학교 커플 동산에 들러 연인들을 찍으러 갔다.

학교 내부 도로를 건너자 검은 벤틀리 한 대가 그녀들 앞에 멈춰 섰다.

뒷좌석 유리창이 천천히 내려왔다. 김성혁이다.

남초윤을 바라보며 물었다.

“지금 시간 돼? 할 말이 있어.”

남초윤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김 대표님, 제가 어떤 상황인지 방금 봤잖아요? 옛날이야기를 하는 것이 불편...”

김성혁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 그녀의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5년 전, 내가 왜 갑자기 대제주시를 떠났는지 궁금하지 않아?”

남초윤은 목이 메었다. 순간 온몸이 얼어붙은 듯했다.

망설이는 남초윤을 보자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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