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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배현수는 잠시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자조 섞인 어조로 말했다.

“만약 당시의 계획이 변하지 않았다면 2년 후, 그러니까 그 사람이 법정 결혼 나이가 되었을 때, 우리는 결혼했을 거예요. 하지만 나에게 시집오라는 말을 할 수 없었어요. 자기 가족을 떠나는 것을 도울 수도 없었고.”

이때 한 여자 후배가 말했다.

“선배, 선배가 이렇게 잘생겼는데 같이 고생하려고 하지 않았나요?”

“선배, 나와 사귀어요! 저는 큰 집에 살고 싶지 않아요.”

배현수는 마이크에 대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주의를 주며 말했다.

“학생 여러분, 말조심하세요. 제 약혼녀는 저기에 앉아 있어요.”

큼지막한 계단식 교실이 다시 들썩였다.

다들 서로를 번갈아 보며 사람을 찾았다.

조유진은 엉겁결에 머리를 파묻고 책상 위에 엎드려 최대한 안 보이게 했다.

배현수는 다시 한번 학생들의 주의를 이끌었다. 말투에는 그녀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다.

“찾지 마세요. 또 찾으면 내 약혼녀가 놀라서 달아날 거예요.”

학생들은 흥분하여 돌고래 소리를 냈다.

배현수는 계속 말했다.

“하나만 바로잡을게요. 그 사람이 나와 같이 힘든 삶을 살려 하지 않은 게 아니라 그녀가 힘든 삶을 사는 걸 내가 원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함께 있던 그해, 그 사람은 18살이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적이 없었죠. 그녀의 눈에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좋은 남자 친구였어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남자 친구가 그녀를 월세방에서 지내게 하는 것을 도저히 용납이 안 되더라고요. 만약 그때 그 사람이 집안 형편대로 비슷한 집안 배경인 사람과 결혼했다면 감정은 없어도 물질적으로 넉넉하게 살았을 거예요. 예쁘고 똑똑하고 착해서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 사람은 그때의 나를 선택했어요. 그 뜻은 더 험난한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이죠. 그녀의 선택이 옳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는 원래 계획했던 것을 바꿔 그녀와 함께 더 어렵고 도전적인 삶을 살았죠. SY그룹, 이 회사는 6월 6일 그녀의 생일에 설립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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