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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배현수는 우아한 자태로 단상에 서 있었다.

뒤에 있는 커다란 화이트보드에는 검은색 펜에 의해 쓰인 관련 주제들이 있었다. 금융학, 양적 투자, 채권의 양적 연구 등...

마이크를 잡은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여유로웠다.

“저는 여기 반 교장님에게 임시로 잡혀서 강연하러 왔습니다. 사전에 과제를 준비하지 못했어요. 양적 투자와 양적 거래는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이고, 당시 제가 주로 연구하던 분야입니다.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하세요.”

무대 아래에서 후배들이 손을 들었다.

“배 선배님, 방금 말한 이런 양적 거래들은 지금의 우리에게 심도가 너무 깊습니다. 선배님의 꿈을 어떻게 세웠는지 말해주실 수 있나요? 언제부터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기 시작했나요? 끊임없이 노력하게 한 동력은 무엇인가요? 힘들 때마다 어떻게 버텼나요?”

여자 후배의 질문은 정곡을 찔렀다.

교실에서 또 한 명의 배짱이 있는 남자 후배가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맞아요.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듣고 싶은 것입니다! 어떻게 비즈니스 업계의 거물이 되었나요?”

배현수는 펜을 들고 화이트보드에 글자를 썼다. 꿈을 세우는 것.

그리고 학생들을 향해 돌아서며 담담하게 말했다.

“처음 1학년 학생이 되었을 때, 나도 지금의 학생들처럼 막막했어요. 심지어 무지하기까지 해서 인생의 어떤 방향도 찾을 수 없었죠. 저는 아주 평범한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학생들보다 가정환경이 더 힘들었어요. 그때, 나는 책밖에 몰랐어요.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 내 삶의 유일한 탈출구였죠. 스물셋이 되기 전까지는 좋게 말하면 공부의 신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책벌레였어요. 그때는 창업할 생각도 전혀 없었어요. 목표는 간단하고 명확했죠. 높은 학력과 지능으로 최고의 기업에 입사하여 최고의 회사원이 되는 것, 이것이 그 당시 내가 생각한 것들이에요.”

그러자 한 학생이 말했다.

“무슨 계기로 갑자기 생각을 바꾸게 되었나요?”

배현수의 시선은 교실 안의 사람들을 스쳤다. 그리고 계단교실 맨 뒷줄에 시선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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