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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김성혁의 시선은 남초윤의 손목을 잡고 있는 육지율의 손을 향했다.

개의치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

“외국이 오픈 마인드긴 하죠. 적어도 ‘부모가 강제로 결혼시키는 것'은 없어요.”

부모가 강제로 결혼시키는 중매결혼.

이 단어들은 육지율과 남초윤을 노골적으로 풍자한 것이다. 아무런 감정적 토대도 없는 허울뿐인 결혼이다.

이 말에 육지율은 뺨을 맞은 듯했다.

육지율의 집안은 정치가 집안이다. 이 업계에서 체면은 신분만큼이나 귀중했다.

김성혁은 말 한마디는 그의 얼굴에 센 따귀를 날린 것과 다름없다.

육지율은 얼굴이 얼어붙었다. 안색도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기세로 말했다.

“원해서 한 것인지 아닌지 그쪽이 어떻게 알죠? 김 대표님, 해외에 오래 있다 보니 국내에 있었던 일을 잊은 것 같네요. 그럼 국내에서의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가르쳐 드리죠. 다른 부부들이 어떻게 결혼했는지 상관하지 마.세.요.”

육지율은 김성혁을 흘겨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고는 남초윤의 손목을 잡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긴 팔이 남초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남초윤은 무의식적으로 발버둥 치려 했다.

육지율은 그녀를 내려다봤다. 눈빛은 위험했고 경고의 의미가 강했다.

순간 주눅이 든 남초윤은 가만히 있었다.

김성혁 앞에 갔을 때, 육지율이 말했다.

“김 대표님, 좀 비켜주세요.”

김성혁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초윤이의 마음을 생각한 적이 있나요?”

육지율은 남초윤을 껴안고 걸어가다 김성혁의 어깨를 세게 부딪혔다. 두 사람은 어깨를 스쳐 지나갔다.

육지율은 오만한 자세로 말했다.

“다른 부부가 어떻게 지내는지 무슨 상관인데요?”

지금 이 분위기는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김성혁이 자리를 떴다.

남초윤은 어디서 용기가 나왔는지 손을 들어 어깨너머의 손을 밀치며 말했다.

“연기 다 했죠?”

육지율은 눈빛이 음험하고 사나웠지만 심드렁한 말투로 말했다.

“왜, 옛사랑이 다시 생각난 거야? 아직 저기 있어. 쫓아가도 돼.”

남초윤은 눈시울을 붉혔다.

“나도 따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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