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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2화

남초윤은 어리둥절할 정도로 울었다.

차에서 내릴 때, 사람 전체가 흐리멍덩했다.

손에 쥔 휴대전화 화면이 몇 번이나 밝아졌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천근만근인 두 다리로 찬바람을 맞으며 걸었다. 한참을 걷다가 도저히 버티기 어려워 천천히 몸을 웅크리고 자신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었다.

세상은 왜 이렇게 그녀를 조롱하는 것일까?

검은색 벤틀리 차 안, 김성혁의 비서 정동민이 차에 올랐다. 백미러로 뒷좌석 남자의 시뻘게진 눈을 보았다.

사람들 앞에서의 김성혁은 냉정하고 차분하고 신사적이다. 사람들과 어느 정도 거리도 둔다.

오늘처럼 실성한 것은 처음이다.

차 안의 분위기는 침울하기 짝이 없다.

김성혁은 한참 후에야 그나마 진정되었다. 가슴속 화산은 폭발하기 직전인 듯 이마의 핏줄이 심하게 뛰었다.

손을 번쩍 들어 문손잡이를 잡았다.

정동민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채고 황급히 고개를 돌려 말했다.

“대표님, 동진 과학이 곧 상장합니다. 우리를 바라보는 주시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가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에게 찍힌다면...”

김성혁은 시뻘게진 눈으로 백미러를 바라봤다. 남초윤은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다.

만약 그저 남초윤 아가씨였다면 그는 거리낌 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위로하고 심지어 포옹까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남초윤 아가씨가 아니라 또 다른 신분과 직함을 가지고 있다.

육지율의 마누라, 육씨 집안의 며느리.

문고리를 잡고 있던 김성혁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정동민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대표님, 빨리 떠납시다. 오늘 개교기념일에 참석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요. 기자들이 와 있을지 몰라요.”

남초윤도 기자이다. 그녀가 왔다는 것은 기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성혁은 시트에 있는 카메라를 응시했다.

남초윤이 빠뜨린 것이다.

조금 전, 서로의 감정은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남초윤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울었다. 카메라를 챙기는 것마저도 잊었다.

100m 떨어진 곳에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본 김성혁은 도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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