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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6화

조유진은 테라스 쪽에 기대어 신선한 공기를 마셨다.

선유에게 음성메시지를 몇 통 보냈다.

녀석은 영상을 여러 개 찍어서 보내왔다. 할아버지가 재밌는 곳을 데리고 갔고 놀러도 많이 가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어 할아버지가 점점 더 좋다고 했다.

전화기 너머로 이 메시지를 본 조유진은 녀석이 귀여워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휴대전화를 거두자마자 옆에서 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게 누구야? 우리 기수 퀸카 아니야? 조유진 학생, 누구와 문자 보내기에 이렇게 달콤하게 웃어.”

조유진은 고개를 들었다. 한참 동안 기억을 더듬은 뒤 그제야 사람이 누군지 어렴풋이 떠올랐다.

예전에 동기들 단톡방에서 그녀를 '공격'한 적이 있는 것 같다.

이름이... 지항준?

그는 1년 가까이 조유진을 쫓아다니며 매일 아침밥을 챙겨줬다. 조유진이 거듭 거절했지만 끈질기게 매달렸다.

그 후, 그녀와 배현수가 어쩔 수 없이 헤어진 후, 지항준은 다시 한번 그녀에게 대시했다. 그때 조유진은 인생의 암흑기를 걷고 있었다. 그래서 지항준에게는 더욱 냉담했다.

배현수와 헤어지면 받아줄 줄 알았던 지항준은 조유진의 도도하고 무뚝뚝한 모습에 격노했다.

맹추격해도 받아주지 않자 화를 벌컥 냈다. 그 후로는 사랑이 원한으로 변했고 최대한 조유진을 괴롭혔다.

지항준은 술을 많이 마신 게 분명했다. 강한 술기운에 조유진에게 하는 말투도 조롱이 잔뜩 섞여 있었다.

조유진은 담백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누구한테 메시지를 보내는지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

그 말에 지항준은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눈빛이 점점 깊어졌다. 담배 하나에 불을 붙였다.

“아직 결혼 안 했지? 하긴, 그 당시 네가 좀 너무하긴 했지. 평판이 나빠서 아무리 얼굴이 예쁘다고 해도 아무도 너를 원하지 않을 거야?”

“차라리 나와 만나는 게 어때?”

지항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이상한 웃음을 내비치며 그녀를 쳐다봤다. 인간쓰레기 같은 눈빛으로 말이다.

조유진은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일부러 조롱했다.

“나 눈이 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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