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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배현수는 그녀의 허리를 받쳐 가볍게 안았다. 그녀의 허리에 쌓여 있던 셔츠가 천천히 미끄러져 떨어졌다.

몸이 갑자기 싸늘해졌다.

배현수의 목을 감싸고 있는 조유진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코알라가 아이를 안고 있는 자세에서 키스를 나눴다.

서로를 오랫동안 기다린 탓에 불타오른 불꽃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펑' 하는 소리가 났다.

조유진은 냉장고 문에 밀쳐졌다. 등 뒤로 전해지는 차가운 촉감에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었다.

주방은 어둡고 창문은 늘 블라인드 커튼이 쳐져 있다. 이 일대는 단독 빌라 구역으로 낮이든 밤이든 사생활 보장이 아주 잘 된다.

어두운색의 냉장고가 그녀의 피부를 더욱 눈부시고 하얗게 보이게 했다.

배현수는 거의 통제력을 잃었다.

조유진의 하얗고 가느다란 손은 남자의 목덜미에 감겨 있었다. 손끝에 힘을 주자 손등의 가느다란 힘줄이 조금씩 솟아올랐다.

조용한 부엌에서 들려오는 숨소리에 얼굴이 붉어지고 심장이 뛰었다.

조유진의 목에 뜨거운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한쪽 다리에 힘이 빠져 미끄러질 것 같았지만 큰 손에 잡혀 다시 그를 감싸 안았다.

배현수를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살짝 시선을 피했다.

이때 주방 입구에서 때아닌 ‘야옹’하는 소리가 들렸다.

조유진은 고개를 돌려 바라봤다.

그녀의 목덜미와 가슴 앞에 엎드린 사람도 순간 멈칫했다.

하지만 잠깐 멈추었을 뿐 배현수는 이내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잡더니 얼굴을 돌려 눈을 마주치며 말했다.

“왜 쟤를 봐, 나 좀 봐.”

두 입술이 다시 포개졌다.

한참 동안 입을 맞추던 배현수는 뭔가 생각난 듯 동작을 멈췄다. 그녀를 위로 받쳐주며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꼭 잡아. 안고 침실로 갈 테니.”

인제야 침실이 생각난 것인가?

조유진을 안고 계단을 오르자 예삐도 따라왔다.

배현수는 호통쳤다.

“꺼져!”

예삐는 순간 멍해졌다. 맑은 눈을 동그랗게 뜬 예삐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모르는 듯했다. 온몸을 움츠리며 반걸음 물러섰다.

조유진도 깜짝 놀랐다.

“괜히 고양이에게 스트레스 주지 마요.”

고양이가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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