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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조유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배현수 때문에 목이 간지러웠다.

“예삐랑 점점 닮아가요? 내가 일할 때만 와서 괴롭히냐 말이에요.”

배현수는 깨끗한 그녀의 옆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나도 예삐처럼 여주인을 좋아하나 봐.”

조유진은 가스 불을 끄고 야채와 달걀을 건져냈다.

먹음직스럽고 영양가 있어 보이는 청경채 계란국수 두 그릇이 완성되었다.

“들고 가서 먹어요.”

배현수는 가만히 있었다. 두 손은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그녀의 목덜미에 기대 말했다.

“유진아, 우리 혼인신고 하러 가자.”

그는... 하루라도 빨리 행복해지고 싶다.

조유진이 여기에 서서 그의 셔츠를 입고 간단한 국수 한 그릇 끓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런 상황에 빠져들었다.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조유진은 어리둥절해 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데 호적등본도 여기 없어요. 혼인신고 하기 전에 아빠께 말씀드려야죠.”

배현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섣달 그믐날에 찾아뵐게.”

“아빠가 허락하지 않으면 어떡해요?”

배현수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다.

“그럼 엄씨 사택에서 허락할 때까지 눌러 있을 거야.”

조유진은 피식 웃었다.

“배현수라는 사람이 떼를 쓸 줄도 안다고요?”

“유진아, 너와의 결혼 생활을 8년 동안 생각했어.”

8년, 충분히 긴 시간이다.

분명 달콤하리라 생각했다.

조유진은 코가 찡했다.

두 사람은 오픈 키친의 테라스에 앉아 국수를 먹었다.

지난번 조유진이 국수를 만들어준 지가 벌써 반년 전이다.

서로 그렇게 깊은 갈등을 겪었지만 이런 평범한 일상은 극히 드물다.

하지만 조유진은 밥을 거의 하지 않는다. 폐가 안 좋아 기름 연기만 맡아도 기침이 많이 나기 때문이다. 같이 있을 때 배현수가 그녀에게 요리를 못하게 했다. 가끔 국수를 삶는 것만 했다.

조유진은 고개를 숙여 면을 먹었다. 배현수는 젓가락을 들지 않고 대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었다.

조유진이 의아한 듯 물었다.

“국수가 불겠어요. 찍을 게 뭐가 있다고...”

배현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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