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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6화

전화를 거의 끊을 무렵 남초윤은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배현수가 프러포즈한다면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거야. 나처럼 결혼이라는 울타리에 갇히면 나중에 벗어나려고 해도 힘들 테니까”

이혼 숙려기간이 60일로 바뀌었다.

결혼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한 가지 일이 들어가기 쉬워도 나오기 어려울 때,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어쩌면 큰 수렁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유진은 남초윤이 자신을 위해 이렇게 말한다는 것을 안다.

“응, 알아. 네가 정말 육지율과 이혼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초윤아, 난 영원히 네 편이야.”

그 말뜻을 남초윤은 알아들었다.

남초윤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가장 후회하지 않는 것이 너와 절친이 된 거야. 나를 낳은 부모님도 내 편이 아닌데 말이야. 유진아, 고마워.”

“고맙긴, 너는 선유의 양어머니잖아. 나 혼자 임신했을 때도 같이 있어 줬고.”

...

전화를 끊은 후 남초윤은 잠시 서재에서 멍하니 있었다.

인터뷰 기사에 실린 김성혁의 자료를 보는 눈빛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피할 수 없는 과거라면 마주할 수밖에 없다.

원고를 정리하고 기지개를 켜며 서재를 나왔다.

서재 입구 대리석 바닥에 최신형 슬림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허리를 굽혀 노트북을 들었다. 별장 안을 둘러보았지만 육지율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아래층에서 진씨 아주머니가 저녁밥을 짓고 있다.

노트북을 들고 2층 난간에 기대어 물었다.

“아주머니, 지율 씨가 방금 다녀왔어요?”

“도련님이요? 방금까지 여기 계셨는데 어느새 보이지 않네요. 사모님, 무슨 일로 도련님을 찾으세요?”

“아, 아닙니다.”

진씨 아주머니는 한약을 다 끓여놓고 2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사모님, 한약 다 끓였는데 지금 드실래요, 아니면 나중에 드실래요?”

남초윤은 어이없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또 한약이에요...?”

진씨 아주머니는 시댁에서 보내온 하인이다. 하지만 다른 하인과는 신분이 다르다.

진씨 아주머니는 육씨 집안 할아버지 쪽에서 보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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