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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하지만 기분은 여전히 이 전화에 영향을 받았다. 예전에 김성혁과 함께 있을 때, 새해를 맞아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가 콘서트를 봤던 것이 기억났다.

표를 구하기 어려운 콘서트였다.

김성혁은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오랫동안 모은 돈으로 겨우 표 두 장을 샀다.

남초윤은 육지율만큼 집안 형편이 좋지는 않지만 물질적으로는 부자인 편이다. 당시 그녀는 김성혁과 송년회 콘서트에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한참 뒤에야 김성혁이 티켓 두 장을 사기 위해 오랫동안 라면을 먹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 과거가 너무 아름다웠던 탓에 다시 회상했을 때 산산조각이 난 것 같다.

눈물이 갑자기 주르륵 흘렀다.

이때 서재 입구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육지율이다.

“아직도 안 자요?”

남초윤은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친 뒤 휴대폰 화면을 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가요.”

육지율은 그녀의 시뻘게진 눈시울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친구가 프러포즈 받은 것만 봐도 감동해서 눈물이 나요?”

남초윤은 차라리 그렇다고 대답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맞아요, 왜요, 울면 안 돼요? 배현수와 사귄 지 8년이에요. 헤어졌다가도 결국에는 다시 만났는데 얼마나 감동적이에요!”

여자들은 이런 지루한 형식주의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안방에 도착한 후, 육지율이 콘서트 티켓 두 장을 건네며 뜨뜻미지근한 태도로 말했다.

“새해 선물이에요.”

티켓을 훑어본 남초윤의 얼굴에 기쁨이 역력했다.

“태진강의 콘서트 티켓이에요? 이 가수 티켓은 구하기 힘든데. 며칠 전에 예매하려다가 결국 못 구했어요. 암표를 산 거예요?”

게다가 위치도 아주 좋은 자리다.

육지율이 물었다.

“나 같은 사람이 굳이 암표를 살 거로 생각해?”

남초윤은 입꼬리를 올렸다.

“하긴, 당신 같은 태자 나리는 관계자이시니 어련하시겠어요.”

만약 육지율이 콘서트 입장권을 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그의 개들은 간절히 당장이라도 그의 눈앞에 나타나려 할 것이다.

누가 감히 태자 어르신과 인연을 맺고 싶지 않겠는가?

아마 그런 사람은 남초윤 외에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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