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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진주시.

저녁, 호텔로 돌아온 조유진은 선유에게서 걸려온 페이스톡을 받았다.

연결되자마자 녀석은 말똥말똥한 맑은 눈을 부릅뜨고 카메라로 다가왔다. 앳되고 귀여운 작은 얼굴이 갑자기 크게 확대되었다.

“엄마! 아빠가 혹시 프러포즈한 거 아니야?”

녀석은 전화하자마자 바로 물었다.

조유진은 한마디 했다.

“이따 프러포즈 영상 보내줄게.”

“좋아! 좋아! 그래도 난 현장에서 보고 싶었는데! 아빠도 너무 나빴어, 내가 없을 때 엄마에게 프러포즈를 하다니! 나를 불꽃놀이 하는 데 데려가지도 않고 말이야! 다행히 할아버지께서 불꽃놀이 할 것을 많이 사주셨어!”

선유는 작은 입을 불룩거리더니 이내 시무룩해 했다.

조유진은 통통한 얼굴을 보며 상냥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설 지나고 아빠와 엄마가 다 쉴 때 선유를 데리고 놀러 갈까?”

선유는 눈을 번쩍 떴다. 바로 정신이 드는 듯하다.

“놀러 가? 어디로?”

조유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선유에게 물었다.

“어디로 놀러 가고 싶어?”

선유는 격동된 얼굴로 말했다.

“놀이공원 가고 싶어! 동물원도 가보고 싶어! 엄마, 아빠랑 같이 놀러 간 적 없잖아!”

조유진은 마음이 약해졌다. 못내 녀석에게 미안했다.

“그럼 또 뭐 하고 놀지 잘 생각해봐. 겨울방학이 되면 아빠와 엄마가 선유를 데리고 놀러 갈게?”

“정말? 근데 아빠가 설마 놀러 가서도 영어단어를 외우라고 하진 않겠지?”

어린 선유는 배현수의 ‘엄한 훈육' 탓에 PTSD가 올 지경이었다.

배현수가 선유에게 가장 많이 말하는 말이 ‘공부하라는 것’이다.

조유진은 피식 웃었다.

“요즘 할아버지 집에 있으니 매우 신났나 봐? 살까지 찐 거 아니야?”

선유는 솔직히 말했다.

“엄마도 발견했어? 할아버지 집의 음식이 너무 맛있어. 매일 나더러 좀 더 먹으라고 그러고. 할아버지가 아주 친근해. 성남에 계속 있을 생각이 없냐고 물으셨어. 그러면 계속 만두도 먹을 수 있다면서! 엄마, 나중에 우리 다시 대제주시로 돌아가는 거야?”

지금 두 모녀는 엄씨 사택에 돌아왔다. 조유진도 별거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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