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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사실 배현수와 조유진은 꽤 오래전부터 동거했어요. 배현수가 조유진을 위해 월셋집을 구했었죠. 조유진은 토요일마다 놀러 갔고요. 나중에는 아예 학교 기숙사에서 나와서 배현수와 같이 살았어요.”

그동안 심미경에게 한 번도 조유진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지 않았다.

심미경 역시 조유진과 배현수의 이렇게 상세한 과거는 처음 들었다. 조금 놀라울 뿐이다.

“조유진 씨가 간이 꽤 크네요.”

강이찬이 말을 이었다.

“유진이가 연약해 보이지만 사실은 배현수와 성격이 비슷해요. 그러면서 알았죠. 조유진을 좋아했다기보다는 조유진과 배현수가 일찍 만나 서로를 사랑하고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뗄 수 없는 영혼이 부러웠어요. 두 사람은 하나의 공생체 같아요. 다른 사람이 끼어들 수도 없고 그들이 빠져나오려고도 하지 않아요. 그때 동거하다가 주말에 밥 먹으러 갔었어요. 집은 전혀 월셋집 같지 않았어요. 아늑하게 꾸며져 있었고 거실 벽에는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어요. 분위기가 아주 좋아 보였어요. 그때 두 사람이 고양이도 한 마리 길렀어요. 예삐라고 했던 것 같은데 조유진이 공원에서 주워온 길고양이였어요. 처음에는 뼈만 앙상했는데 나중에 고양이가 아주 통통해졌어요. 나는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이진이와 둘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았어요. 가족이라는 인상이 머릿속에 별로 없어요. 아마 그때 조유진과 배현수가 함께 아늑하게 꾸민 집을 보며 많이 부러웠던 것 같아요.”

그도 조유진 같은 여자를 찾고 싶었다. 온통 그만 바라보는 여자를 말이다. 같이 집 안 구석구석 꾸미고 고양이와 개도 함께 키우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아이를 갖게 될 것이고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 속에서 백년해로하며 평생을 함께 살 거라고 생각했다.

아내와 아이 모두를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자기 가족을 사랑할 거라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그는 자신의 손으로 망쳐버렸다.

강이찬은 차창 앞 유리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뜨거운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러다가 웃으며 말했다.

“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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