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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전화기 저쪽은 육지율의 어머니 강란희다.

육지율은 진작부터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다.

“이 일 말고 다른 할 말은 없죠?”

강란희가 계속 잔소리했다.

“그렇게 자꾸 건들거리지 마. 네 할아버지, 이번에 진짜로 인내심이 바닥에 났으니까. 너 초윤이와 결혼한 지 거의 3년이 다 되었어. 그런데 어떻게 여전히 그 모양이야.”

육지율은 손을 들어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집에 가서 얘기해요. 전화기에서조차 이런 얘기 하면 어떻게 해요.”

강란희의 말투는 진지했다.

“너의 할아버지가 얘기하셨는데 애초에 네가 결혼하겠다고 한 여자야. 그런 여자와 같이 있어도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너의 사업에 도움을 줄 수 없는 데다가 심지어 아이까지 낳을 생각이 없으면 차라리 하루라도 빨리 헤어지는 게 나아. 너의 일에 간섭하고 싶지 않지만 너도 알다시피 할아버지가 한 말은 꼭 지키잖니.”

육지율은 양미간을 찌푸렸다.

“됐어요. 알았어요.”

“생각 좀 하고 살아.”

강란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전화를 끊었다.

육지율은 가죽 소파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어째서 어르신들은 매일 이렇게 나를 다그치시는 것일까? 손자를 괴롭히면 기분이 좋은 것일까?”

배현수는 개의치 않은 듯 말했다.

“할아버지도 다 너를 생각해서 그러는 것이잖아. 너 같은 망나니는 잘 다스려야 하니까.”

“너 정말 친구 맞아?”

말이 나온 김에 배현수도 더 이상 빙빙 돌리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너더러 집에 오라고 나에게 전화하셨어.”

육지율은 멍하니 배현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무슨 뜻이야?”

육지율은 코웃음을 쳤다.

“너더러 빨리 올바른 길 찾아서 걸으라는 뜻 아니겠어? 원하지 않는다면 너를 협박하고 강요하는 것도 하겠다는 뜻이지.”

육지율은 코웃음을 쳤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하는 것들은 마음에 내키지 않는다는 얘기네? 할아버지가 걸었던 그 길은 가기 싫다니까.”

“할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가기 싫으면 성적을 내서 설득해야지. 지금 이렇게 되면 할아버지 눈에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거야.”

배현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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