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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배현수는 선과 악 사이를 걸었다.

너무 많은 일을 짊어지고 있었고 돈 때문에 서로 죽이고 죽는 세상에서 온전하고 깨끗한 손으로 왕좌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손을 들어 조유진의 눈을 지그시 가리더니 웃으며 말했다.

“그것들은 좋은 일도 아니고 자랑할 과거도 아니야. 유진아... 정말 듣고 싶어?”

사실 과거의 좋지 않은 일들을 배현수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조유진이 정말 알고 싶어 한다면 들려주는 것쯤은 개의치 않다.

신뢰를 쌓아야 했고 신뢰를 쌓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었던 과거를 상대방에게 완전히 드러내 상대방이 자신을 완전히 간파하게 하는 것이다.

조유진은 자기 눈을 가린 그의 손을 떼더니 맑은 눈동자로 단호하고 냉정하게 말했다.

“알고 싶어요.”

배현수의 눈빛은 무거웠지만 얼굴에는 담담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듣고 나면 잠이 안 올 거야.”

얼마나 비참할지 조유진은 짐작이 간다.

그는 담담한 목소리로 담백하게 과거를 말했다. 적나라한 잔인함과 몸싸움이었다.

조유진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심장에 뭉툭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 사람은 성격이 오만하고 남들과 어울리지 않는다. 맞고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평범한 일이다.

그의 밥상 앞에 있는 음식을 뒤집고 바닥에 있는 만두를 주워 먹으라고 강요하는 일은 사소하면서도 흔한 것이다.

배현수는 그녀의 머리맡에 기대어 옆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07853은 내 번호야, 오랫동안 이 번호로 불렸어. 감옥에서 나와 처음 비즈니스 이야기를 하러 갔는데 육지율이 고객사와 어떻게 얘기했는지 오자마자 나에게 협박했어. 고객사가 07853을 외치자 나는 정말로 대답했어. 거의 무의식적으로. 고객사들은 아주 기뻐하더라고. 나 때문에. 사실 자존심 때문이라도 거래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결국에는 했어. 하지만 나중에는 뒤에서 조종해서 그 회사를 파산시켰고 ‘07853'이라는 번호를 부른 사람은 더 이상 내 비즈니스 영역에 나타나지 않았어. 그러고 나서 SY그룹이 커지면서 아무도 07853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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