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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심미경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 중년여성의 기세등등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누구야? 급한 일이 있으니까 강이찬 좀 바꿔. 직접 나와서 해결하지 않으면 경찰서에 가서 여동생을 폭로해 버릴 수밖에 없어!”

심미경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저는 강이찬 씨의 아내입니다. 누구세요? 이찬 씨를 왜 찾는 거죠?”

맞은편에는 중년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표준 서울 발음이 아닌 사투리가 억세게 들렸다.

“아, 그러니까 당신이 강이진의 시누이야? 누구든 상관없어. 돈만 받으면 되니까! 아직 1억이 남았는데 왜 안 갚는 거야? 전화도 안 되고 문자를 해도 답장이 없어. 어디 도망간 거 아니야?”

심미경은 들으면 들을수록 아리송했다.

“당신 대체 누구예요? 이진이가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렀는데요?”

설마 이진이가 도박 빚이라도 졌단 말인가?

전화기 너머의 장순자는 언성을 높이며 말했다.

“강이진! 그 년이 내 남편을 사주해 교통사고를 내게 했어. 감옥에 들어가 2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게 생겨 입막음 비용으로 우리에게 2억을 주겠다고 했어. 그런데 지금 1억밖에 못 받았어. 당신들이 강이진 대신 이 돈을 갚지 않으면 당장 경찰서에 가서 신고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심미경은 잠시 멍해졌다.

“혹시 전화 잘못 거신 거 아니에요?”

“잘못 건 거 아니야! 강이진의 오빠가 강이찬이잖아? 맞지? 발뺌할 생각하지 마! 2억은 당신 같은 사람들에게 껌값이잖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보내야 할 거야. 안 그러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테니까! 교통사고는 내 남편이 다 뒤집어썼어. 물론 내 남편은 음주운전에 그치긴 했지만 강이진 그 년은 살인 미수야! 누구의 형이 더 무거울지 잘 생각해 봐!”

교통사고?

음주운전?

살인 미수?

강렬한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심미경은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 부여잡으며 말했다.

“당신 남편 이름이... 뭐예요?”

“황인구!”

순간 뇌 정지가 된 듯 머릿속이 윙윙 소리가 났다.

황인구? 황인구...

심미경의 교통사고도 황인구라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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