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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0화

혼전 검사 결과를 손에 쥔 심미경은 병원 건물에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의사의 말이 계속 귓가에서 맴돌았다.

“심미경 씨, 교통사고로 유산을 하면서 자궁이 많이 다쳤어요. 아마 앞으로 임신할 수 없을 가능성도 있어요. 임신해도 태아로 성장하기 어려울 거고요. 혼전 검사 결과하신 것을 보면 앞으로 아이를 가질 계획이 있는 거죠?”

창백한 얼굴로 차에 탄 심미경은 ‘쾅’하고 차 문을 세게 닫았다.

보고서를 꽉 움켜쥔 심미경은 어느새 눈시울이 시뻘게졌고 눈가에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차올랐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다.

강이찬에게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었다.

‘통화’버튼을 누른 심미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상대방이 먼저 입을 열기를 기다릴 뿐이었다.

몇 초간 침묵하던 강이찬도 말 못 할 사정이 있는 듯 몇 번이나 머뭇거리더니 겨우 입을 열었다.

“미경 씨, 어디예요?”

“병원이요.”

그녀의 쉰 목소리를 들은 강이찬은 바로 긴장한 말투로 물었다.

“어디 아파요? 어느 병원인데요? 내가 바로 갈게요.”

“아픈 데 없어요. 혼전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에 온 거예요.”

애써 울음을 참았지만 목소리는 이미 많이 떨리고 있었다.

전화기 너머의 강이찬은 그녀의 이상한 목소리를 바로 알아챘다. 그녀가 왜 이러는지도 아는 듯했다.

강이찬이 무엇인가 말하려고 할 때, 심미경이 물었다.

“내가 혼전 검사를 받으러 오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나에게 숨길 생각이었어요?”

전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이찬이 목을 가다듬더니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때문에 원기가 많이 상하고 몸도 아직 회복이 안 돼서 말할 수가 없었어요. 몸이 좀 나아지고 결혼식이 끝나면 적절한 타이밍을 봐서 말하려고 했어요.”

“내가 힘들어할까 봐 말을 하지 않은 거예요? 아니면 강이진을 원망할까 봐예요?”

“그때는 저도 교통사고가 이진이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심미경은 조롱하듯 피식 웃었다.

“이제 알았잖아요. 강이진 때문에 내가 유산을 했고 앞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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