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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화

남의 결혼식 소란에 별 관심이 없던 조유진은 선유를 데리고 자리를 뜨려 했다. 이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엄창민이었다.

조유진은 배현수 앞에서 직접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창민 오빠?”

“환희야, 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져서 응급실에 실려 왔어. 의사 말로는 심근경색이라 상황이 별로 안 좋대. 얼른 성남에 와야 할 것 같아.”

조유진은 인상을 찌푸렸다.

“알겠어요. 바로 비행기 표 예매할게요.”

전화를 끊은 조유진의 얼굴에 걱정과 불안함이 역력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배현수가 물었다.

“무슨 일이야?”

“엄 어르신이 갑자기 쓰러져 상황이 안 좋대요. 바로 성남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처음부터 심미경의 결혼식만 끝나면 성남으로 돌아가기로 했었다.

심미경의 결혼식에 이런 소란이 생겼으니 결혼식도 끝난 셈이었다.

오늘 밤, 늦은 시간 성남에 간다고 해도 그저 계획보다 하루 앞당겨졌을 뿐이었다.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배현수는 이내 감정을 추스렸다.

“그래, 산성 별장으로 돌아가 짐을 싸. 내가 데려다줄게.”

“아니에요. 요즘 안 그래도 여론에 시달리고 있는데 직접 배웅 안 해줘도 돼요. 내가 선유와 같이...”

“너는 괜찮다고 해도 선유가 걱정돼서 그래.”

말뜻인즉슨 선유가 걱정되어 데려다주겠다는 뜻이었다.

말투가 강압적이어서 차마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조유진도 더 이상 반박하지 않았다.

서정호는 저녁 8시 비행기 표로 예약했다.

공항으로 가는 길, 오롯이 선유만 신났을 뿐이었다. 아이에게는 그저 즐거운 여행이었다.

“엄마, 성남은 대제주시와 똑같이 생겼어?”

대제주시의 사람들은 대부분 호탕하고 시원시원한 편이라면 성남의 사람들은 외유내강의 스타일로 화려하고 낭만적이었다.

“아니, 많이 달라.”

기후나 도시 분위기 모두 완전히 달랐다.

“그럼 엄마는 대제주시가 좋아, 아니면 성남이 좋아?”

갑자기 묻는 선유의 말에 조유진은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옆에 있는 남자의 옆모습을 흘끗 쳐다보고는 일부러 약 올리려는 듯 한마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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