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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지불한 대가는 매우 컸지만 심미경이 살아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경 씨, 만약 내가 이혼하고 싶지 않다면요?”

남자는 피곤한 목소리로 말했다. 밤새 잠을 못 잔 것 같았다. 말투는 한없이 비굴하고 애달팠다.

예전 같았으면 심미경은 분명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이제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아이도 없고 건강한 신체마저도 없다. 게다가 합법적인 남편은 범인의 도주를 도왔다.

신이 아닌 이상 이 모든 것을 알고도 모른 척 용서할 수 없었다.

이를 악문 심미경은 단호한 말투로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처음부터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면 애초에 강이진을 도와 진실을 숨기지 않았겠죠. 결국 내가 죽든 살든 이찬 씨는 별 관심이 없었던 거예요. 그게 아니면 내가 이찬 씨를 사랑하는 것을 너무 잘 아니까 나에게 어떤 짓을 하든 무조건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겠죠. 강이찬 씨, 당신이 너무 밉지만 그런 당신을 사랑한 나 자신이 더 미워요. 당신을 알게 된 것 자체를 후회하고 있고요, 원주에서 같이 대제주시로 돌아온 것이 너무 후회돼요.”

만약 그때 마음이 약해지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은 벌써 끝났을 것이다.

엄마의 말을 들어야 했었다. 아이를 지우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든 동시통역 자격증을 따든 무엇이든 해야 했다. 굳이 사서 고생하며 강이찬의 아내가 될 필요가 없었다.

강이찬에게 시집가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고 제일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제 보니 그와 결혼하는 것은 나락으로 가는 시작이었다.

“미경 씨, 어느 병원이에요? 내가 당장 갈게요. 우리 얘기 좀 해요.”

심미경은 울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혼하기 전에 다시는 볼 일 없을 거예요. 강이찬 씨, 시간 나면 같이 가정 법원에 이혼수속하러 가요. 4억 원의 예단비는 돌려주지 않을 거예요. 당신 여동생 때문에 내가 유산하고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도 없게 되었으니 이 돈은 의료비와 위자료로 생각할게요.”

“꼭 이혼해야겠어요?”

“강이진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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