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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강이찬은 심미경의 입에서 ‘이혼’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 몰랐다.

깜짝 놀란 강이찬은 다급히 그녀를 잡고 말했다.

“미경 씨, 강이진의 일이라면 나는...”

심미경은 눈시울을 붉히며 웃었다.

“강이진이 우리 아이를 죽였어요. 강이찬 씨, 어떻게 범인을 그냥 내버려 둘 수가 있어요?”

“옥상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하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약해졌어요...”

잠시 마음이 약해졌다고?

하...

강이진이 교통사고를 사주해 임산부를 차에 치이어 죽이려 했을 때는? 약해진 마음 따위 없었을 것이다.

차 안에 앉아 있는 심미경의 얼굴에는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하지만 가슴 가득 찬 분노에 사지가 굳고 마비되어 몸을 쉽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녀는 온 힘을 다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

“강이찬 씨, 나와 결혼하려 한 이유가 나를 사랑해서예요? 아니면... 미안해서예요?”

강이찬은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를 보며 입을 벌렸지만 목구멍에 가시가 돋친 듯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랑 때문인지 죄책감 때문인지 그도 헷갈렸다.

그저 망설일 뿐이었다.

‘나를 사랑하냐'는 질문에 3초 동안 답을 하지 못한 것이 어쩌면 최선의 답이었다.

눈을 꼭 감은 심미경의 얼굴에 또다시 뜨거운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혼전임신으로 아이를 위해 멀리 원주까지 쫓아온 강이찬이었다. 큰비 속에 서서 자기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졌다. 그때, 분명 천천히 좋아지리라 생각했다.

강이찬의 마음에 조금씩 자리 잡아 뿌리를 내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는 강이진 때문에 죽었고 그녀는 죽을 고비를 겨우 넘기고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강이찬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강이진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내버려 뒀다. 아무리 바보라고 해도 이제 이 꿈에서 깨야 했다.

“강이진이 왜 나를 죽이려 했는지 알아요?”

강이찬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다 생각났어요?”

“아마 하늘도 강이진의 행동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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