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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나간 후 분장실에는 심미경과 강이찬만 남았다.

심미경은 화장대를 짚고 천천히 일어섰다.

두 다리가 후들거려 지탱할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강이찬이 부축해 주지 않았더라면 분명 넘어졌을 것이다.

“미경 씨.”

강이찬의 손을 덥석 잡은 그녀는 시뻘게진 눈시울로 심문하듯 물었다.

“강이진 짓이에요?”

긴 침묵이 흐른 후, 강이찬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

“네, 이진이가 한 거예요. 어떻게 하면 직성이 풀릴까요? 말만 해요. 내가 바로 할 테니.”

동공이 미세하게 떨린 심미경은 주위의 공기마저 희박하게 느껴져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강이진이 한 짓이라는 걸 진작 알았던 거예요?”

또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심미경은 우는 얼굴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당신네 남매의 눈에 내가 바보로 보여요? 매일 나를 죽이려 했던 살인범과 한 지붕 아래 살며 당신들에게 원숭이처럼 놀아나는 것을 보고 어땠어요? 기분이 좋았어요? 강이진 짓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으면서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 친동생을 감싸기 위해 평생 저를 속일 생각이었어요?!”

강이찬은 강이진의 어깨를 잡으며 다급히 해명했다.

“자수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자살하겠다느니 뭐라느니 하면서 나를 협박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졌어요. 그래서...”

심미경은 강이찬의 말을 끊었다.

“강이진, 지금 어디 있어요? 방금 장순자 말로는 도망갔다고 하던데 오늘 결혼식에 안 온 것을 보면 벌써 도망갔나 보네요?”

“이미 대선국에 갔을 거예요.”

“하하... 강이진이 도망간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냥 내버려 뒀다고요? 강이찬 씨! 교통사고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어요! 나는 그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운전을 제대로 못 한 내 탓이라고 생각해 얼마나 자책했는지 알아요? 매일같이 악몽을 꿨다고요. 꿈에서 강이진이 칼을 들고 내 배를 찔렀어요. 이것도 내가 생각이 많아서 이런 꿈을 꾼 줄 알고 감히 이찬 씨에게 말도 못 했어요! 그런데 이제야 알 것 같네요. 왜 이런 꿈을 꾸었는지.”

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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