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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블랙 마이바흐 차량은 급히 핸들을 돌려 길옆에 있는 가드레일을 박아 산산조각 내버리고 말았다.

끼익!

차바퀴는 지면과 마찰하면서 불꽃과 함께 바닥에 검은 궤적을 남기게 되었고 그 마찰하는 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깨고 말았다.

비록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흰색 차량 주인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상대방은 차창을 내리더니 화를 냈다.

“운전 똑바로 안 해? 죽고 싶으면 혼자서 조용히 죽을 것이지 왜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여!”

차 안에 앉아있던 배현수는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을 정도의 무표정에 창백한 상태로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쥐고 있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빨리 가!”

“...”

‘미친놈!’

흰색 차량 주인은 욕하면서 부랴부랴 이곳을 떠났다.

마이바흐 차량은 비스듬히 길가에 세워져 있었고 차 앞 대가리가 움푹 파여 있었다.

이때 핸드폰이 울렸고, 가만히 앉아있던 배현수는 한참 지나서야 무표정으로 전화를 받게 되었다.

전화기 너머에서 송지연이 물었다.

“나 병원에 도착했는데. 너는?”

배현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또 한 번 물었다.

“배현수! 안 들려?”

배현수가 갑자기 물었다.

“MECT 치료를 받으면 조유진 잊어버릴 수 있어?”

“...”

송지연은 당황하고 말았다.

배현수의 경계선인격장애는 백 프로 조유진으로 인해 생긴 병이라 그녀를 잊어야만 완쾌할 수 있었기 때문에 4년 전에 기억을 없애는 심리치료를 제의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조유진이 죽도록 미웠기 때문에 복수하고 나서 잊겠다고 했었다.

송지연은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자신을 괴롭히는 것과 같다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었다.

조유진한테 복수하고, 미워하는 것은 조유진을 불구덩이에 끌어들여 서로 괴롭히고, 서로 상대방을 죽이는 거나 다름없었다.

결국 조유진을 죽음에까지 몰아냈어도 전혀 잊히지 않았다.

“잊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수는 있는데. 마음이 정해졌어?”

이것은 탑클래스 정신과 의사인 송지연에게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배현수는 피식 웃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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