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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조유진이 유리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발걸음을 멈추니, 뒤에 있던 사람도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이때 엄창민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더니 물었다.

“뭘 보고 있어? 얼른 들어가자. 10분 뒤면 시작해.”

조유진이 뒤돌아 확인하려고 했을 때, 그 사람은 이미 앞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연주회 감상하러 온 사람이겠지.’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유진을 지나쳐 앞으로 걸어갔다.

이 사람은 블랙 볼캡에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다크 그레이색 후드를 입고 있었으며 후줄근해 보이긴 했어도 깔끔해 보였다.

평소에 도도한 모습의 배현수와는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키가 크고 다리가 긴 것이... 체형은 똑같아 보였다.

그가 옆을 지나쳤을 때 조유진은 은은한 침목향의 담배 냄새를 맡게 되었다.

배현수는 조유진이 침목향을 사준 이후로 계속 사용하고 있었다.

조유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 심장이 갑자기 빨리 뛰는 느낌에 본능적으로 이름을 부르게 되었다.

“현수 씨!”

이 외침에 엄창민도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앞에서 걷고 있는 그는 역시나...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는지 그저 아무렇지 않게 앞으로 걸어가더니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잘못 봤나?’

엄창민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배현수였다면 모른척할 리가 없겠지.”

‘만약 정말 배현수였다면, 평소에 했던 짓을 봤을 때 진작에 환희를 끌고 갔겠지. 저번에 대제주시 공항에서도 대놓고 뺏어갔잖아. 이름까지 불렀는데 모른척할 리가 없어.’

...

엄창민과 조유진이 극장으로 들어가자 연주회가 바로 시작되었다.

두 줄 뒤에 앉은 배현수의 자리에서는 바로 조유진이 보였다.

하지만 조유진은 고개 돌릴 일이 없었다.

고개를 돌린다고 해도 배현수가 보일 리는 없었다.

루커스는 조유진이 어릴 때부터 몇십 년 동안 좋아했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조유진이 18살 되던 해, 루커스가 유럽 순회공연을 하고 있을 때 목이 빠져라 기대하면서 물은 적이 있었다.

“우리 언제 루커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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