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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조유진이 다급히 물었다.

“혹시 키가 꽤 컸어요?”

“아마도? 그런데 누워있어서 잘 못 봤어. 네가 쓰러져서 나는 너를 빨리 병원에 데려가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거든.”

운전하고 있는 엄창민은 백미러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조유진을 힐끗 보고는 다시 물었다.

“아는 사람이야? 아니면 혹시 의심 가는...”

그 말에 조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현수 씨 같아서요.”

“그럼 전화해서 한 번 물어봐.”

조유진은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몇 초간 망설였다.

누구나 사실 매일 모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 아니겠는가?

그 사람이길 바라면서도 또 아니기를 바라는...

그때 조유진이 또 물었다.

“저를 구해준 사람... 많이 다쳤나요?”

엄창민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꽤 심한 것 같았어. 소방대원분이 들어오셔서 나는 그분들에게 안에 사람 한 명 더 있다고 얘기했거든. 죽지는 않은 것 같았어.”

엄창민의 말을 듣던 조유진은 크게 심호흡하고 배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

한편 병실에 있던 배현수는 갑자기 휴대전화 화면에 뜬 조유진의 이름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빛이 흔들렸다.

전화가 한참 울려도 배현수가 가만히 있자 옆에 있던 서정호가 오히려 안달이나 안절부절못했다.

‘이러다 유진 씨가 전화를 끊으면 어떡하려고...’

배현수는 천천히 휴대전화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의 조유진은 배현수의 ‘여보세요’라는 단어에 순간 저도 모르게 휴대전화를 쥔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조유진은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몰랐다.

대제주시를 떠난 지 불과 일주일밖에 안 지났지만 다시 듣는 배현수의 목소리는 너무 오랜만인 것 같았다. 전화기 너머에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 떨리는 가슴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때 배현수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유진을 불렀다.

“유진아?”

“지... 지금 통화 괜찮아요?”

“응, 괜찮아.”

그녀의 전화라면 언제 어디서든 항상 괜찮았다.

조유진은 일부러 돌려서 물었다.

“지금... 지금 어디예요?”

자기를 구해준 사람이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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