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23화

“대표님, 유진 씨가 엄창민 씨와 만나기로 했대요.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난다고 하더라도 유진 씨가 성남으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으니까 대표님도 충분히 유진 씨를 다시 뺏어올 수 있어요...”

뺏어오라고?

배현수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비웃는 어조로 말했다.

“내가 그저 유진이를 좋아하는 거면 뺏을 수 있어. 더 심한 수법을 써서라도 뺏을 거야. 하지만 나는 유진이를 좋아만 하는 게 아니야. 나 때문에 유진이가 이미 한 번 죽으려고 했어. 유진이를 두 번 죽일 수 없어.”

안정희의 죽음은 배현수와 무관하지만 예지은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예지은은 그의 친어머니이다.

안정희가 죽자 조유진도 같이 따라 죽으려고 했다.

그걸 잘 아는 배현수가 어떻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배현수는 더 이상 조유진을 강요할 수 없었다. 그녀의 옆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어도... 그녀만 살아 있으면 되니까...

그러면 배현수는 그녀 뒤를 따라다니면서라도 그녀 얼굴을 한 번 더 볼 수 있으니까...

서정호는 배현수의 말에 흠칫 놀랐다.

“만약... 유진 씨가 엄창민 씨와 결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대표님...”

배현수는 입술을 한 번 깨물더니 눈시울이 빨개진 채 말했다.

“그러면 나는 한 마리의 개가 되어 계속 유진이 따라다녀야지. 언젠가는 유진이가 뒤돌아봐 줄 거라 기대하면서.”

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을 소유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조유진을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배현수는 그녀를 잃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예전처럼 갑자기 잃게 될까 봐 두려웠다. 두 번 다시 그런 상황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1년 전, 조유진은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는 조유진이 없는 시간 동안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고 제대로 잠이 든 적도 없었다. 매일 담배를 쉴 새 없이 피웠고 속이 메스껍고 손이 떨릴 때까지 탄산리 약을 먹었다. 하지만 그녀를 잃은 공포와 상실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그때부터 배현수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조유진이 살아 돌아오기만 한다면 그는 뭐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