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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이건 분명 강이찬의 가족 카드를 사용하여 자동인출기에서 4천만 원을 꺼낸 것이다.

순간 강이찬은 눈썹을 찡그리며 전화를 걸었다.

“내 신용카드로 4천만 원을 꺼냈어?”

강이찬은 차가운 말투로 바로 물었다.

그 말에 전화기 너머의 강이진은 간이 콩알만 해졌다.

“오빠, 오빠가 집에서 나를 쫓아냈잖아. 아직 취직도 못 했는데 그럼 내가 노숙자들과 같이 길바닥에서 잘까? 나 매일 친구 집에서 잔단 말이야. 그렇다고 언제까지 친구 집에 있을 수는 없잖아? 나에게 일단 빌려줬다고 생각해. 취직하면 갚을 테니까.”

사실 강이찬이 신경 쓰는 것은 이 4천만 원이 아니었다.

예전부터 강이찬이 너무 오냐오냐한 탓에 여동생의 버릇은 이미 나빠질 대로 나빠졌다. 어디 이 4천만 원뿐이겠는가? 예전의 강이진은 2억을 쓴 적도 있었다. 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뜬 후, 강이찬은 그녀가 가여운 마음에 적어도 물질적인 부분에서만은 하나뿐인 여동생을 푸대접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사달라는 건 뭐든 아낌없이 다 사줬다.

그러나 인제 와서 보니 그동안 너무 오냐오냐한 탓인지 강이진은 누구에게나 버릇없이 함부로 대했다. 강이찬은 다시 그녀를 바른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지만 이미 배인 나쁜 습관들은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밖에서 세를 맡는 게 한꺼번에 4천만 원씩이나 필요하지 않잖아? 도대체 어디에 이렇게 큰돈이 필요한 건데?”

“오빠, 내가 4천만 원 쓴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소비 습관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고쳐? 돈을 잘 안 쓰던 사람에게 쓰라고 하는 건 쉽겠지만 나 같이 펑펑 쓰던 사람더러 갑자기 아껴 쓰라고 하면 그게 어디 그리 말처럼 쉽냐고? 아무리 내 생활비를 끊는다고 해도 내가 적응할 시간은 줘야 하지 않겠어? 게다가 고작 4천만 원이야. 예전에 4억 쓸 때도 별말 안 했으면서 지금은 왜 갑자기 이렇게 따지는 건데? 이제 결혼할 사람이 생겼다고 이 친동생은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거야?”

강이진은 강이찬의 약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이 말을 하면 강이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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